체질 개선 속도 내는 국내 디스플레이 ‘양강’ 삼성과 LG

입력 2024-12-12 02:11 수정 2024-12-12 02:11

중국산 저가 공세에 위협을 느낀 국내 디스플레이업계가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주력 사업이던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더불어 소형 OLED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사업 재편을 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량용 OLED 분야에 적극 뛰어들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TV 시장의 성장 정체로 대형 OLED에 대한 수요가 주춤하면서 소형 및 차량용 OLE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중국 업체와 국내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1일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LG디스플레이의 소형 OLED 사업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4%, 전년 동기 대비 115% 급증했다. 품목별 출하량을 보면 아이폰용은 64% 증가한 176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했고, 스마트워치용은 147% 늘어난 1220만대 출하량을 달성했다.

매출 상승과 함께 시장 점유율도 높아졌다. LG디스플레이의 소형 OLED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9%에서 올해 3분기 12%로 3%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업계 1위 삼성디스플레이와 2위 BOE의 점유율은 각각 6%포인트, 3%포인트 감소했다.

그동안 LG디스플레이의 주력 사업은 TV용 대형 OLED였다. 이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80%가 넘었지만 소형 시장에서는 경쟁사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10% 미만에 머물렀다. 하지만 2020년 이후 글로벌 TV 시장이 정체되고 아이패드 판매량도 감소하면서 중소형 OLED 시장에서의 수익 창출이 중요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라인 증설에 돌입하며 본격적으로 제품 양산에 뛰어들었다.

LG디스플레이의 소형 OLED는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애플과 같은 빅테크 ‘큰손’들이 제품 내에 OLED를 채택하기 시작했고, 애플의 차기 신작 아이폰17을 맡았던 중국 BOE의 물량이 LG디스플레이로 넘어왔다. BOE는 애플이 요구하는 기술력을 충족하지 못해 초기 생산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7을 포함해 내년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할 패널 수는 7000만대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형 OLED 시장 강자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량용 제품 매출이 크게 늘면서 중대형 OLED 분야에서도 큰 이익을 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차량용 OLED 출하량은 지난 1분기에 10만대에 그쳤지만 2분기에는 22만대, 3분기에는 54만대로 급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정보기술(IT) 전용 OLED 라인인 8.6세대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8.6세대 A6 라인은 삼성의 6번째 OLED 라인으로 완공되면 전 세계 OLED 라인 중 가장 고세대 라인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8.6세대 라인 양산 시점을 내년 연말로 앞당기면서 OLED 시장 팽창이 더욱 빨라졌다”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