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색 이브닝드레스 입은 한강… 스웨덴 왕족 에스코트 받아 입장

입력 2024-12-12 00:16
한강 작가가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사에서 열린 노벨상 연회에 참석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왼쪽은 연회장 입장 시 한강을 에스코트한 스웨덴 마들렌 공주의 남편 크리스토퍼 오닐. 연합뉴스

검정 드레스 차림의 한강 작가가 10일 오후 7시(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사에 마련된 연회장에 들어섰다. 남녀가 쌍을 이뤄 입장하는 전통에 따라 스웨덴 마들렌 공주의 남편인 크리스토퍼 오닐이 한강을 에스코트했다. 한강은 연회장 중앙에 마련된 메인테이블로 안내됐고, 주위에는 오닐과 안드레아스 노를리엔 국회의장,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 등이 앉았다.

노벨위원회는 노벨상 시상식에 이어 수상자들을 위한 연회를 연다. 이날 연회에는 노벨상 수상자들과 스페인 국왕을 비롯해 1200여명이 초청됐다. 모든 참석자는 전통에 따라 남성은 연미복, 여성은 이브닝드레스를 입었다. 3가지 코스 요리가 제공됐고, 노벨 주간(Nobel Week) 주관 방송사인 SVT가 4시간 넘게 이어진 연회 전 과정을 생중계했다.

연회 막바지에는 수상자들의 연설이 있었다. 사회자는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소개하게 되어 영광입니다”라며 한국어로 한강을 불러냈다. 한강은 특유의 잔잔한 목소리로 미리 준비해온 영어로 된 수상 소감을 낭독했다.

연회에 앞서 이날 오후 4시부터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서는 영어로 한강이 소개됐다. 스웨덴 한림원을 대표해 문학상 시상 연설을 한 엘렌 맛손 종신위원은 스웨덴어로 연설문을 낭독하면서 마지막 두 문장을 한국어로 할 예정이었으나 막판에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맛손 위원으로부터 연설문 마지막 문장의 한국어 번역을 의뢰받았다는 박옥경 번역가는 “시상식을 며칠 앞두고 도저히 어려울 것 같아서 결국 영어로 하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마지막까지 연습했지만 워낙 생소해 그런 것 같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관례에 따라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따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도 한강이 언급됐다. 예르겐 바트네 프뤼드네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노벨평화상 시상식 연설에서 “올해 평화상 수상자는 니혼히단쿄, 문학상 수상자는 한국의 소설가 한강”이라며 “트라우마와 기억에 관한 한강의 글은 그가 수상자로 선정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