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식 관세는 중대한 실수” 경고

입력 2024-12-12 01:36
UPI연합뉴스

퇴임을 앞둔 조 바이든(사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을 거론하며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선 이후 ‘평화적 정권 이양’을 강조하며 트럼프를 향해 말을 아꼈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작심한 듯 트럼프의 정책들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바이든은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한 연설에서 “트럼프는 관세의 비용을 미국 소비자가 아닌 외국이 부담할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으로 가파른 보편 관세를 모든 수입품에 부과할 결심인 것으로 보인다”며 “나는 그런 접근은 중대한 실수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신에게 대통령 당선인이 ‘프로젝트 2025’를 폐기하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며 “그것은 경제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로젝트 2025는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만든 정책 자료로, 트럼프 1기 당시 관료들이 다수 참여했다.

바이든은 재임 중 실시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 등을 거론하며 “우리가 한 역사적 투자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주보다 공화당 지지 주에 더 많이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노스캐롤라이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조지아의 태양광 전지 공장 등을 닫지 말라고 트럼프에게 촉구했다. 특히 자신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윤석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만나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에 대해 논의한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또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를 겨냥해 “우리가 세계를 이끌지 않으면 어느 나라가 세계를 이끌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폴리티코는 “대선 이후 5주 만에 바이든은 트럼프의 정책 계획에 대해 가장 날카롭게 비판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연설 뒤 트럼프는 바이든노믹스를 조롱하는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해당 밈은 바이든이 “당신이 세금을 내면 나는 그걸 우크라이나에 보내고, 우크라이나는 다시 이를 헌터(바이든의 차남)에게 보낸다. 그리고 헌터는 그걸 나에게 주고, 나는 헌터를 사면한다”고 설명하는 내용이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