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권위자인 얀 르쿤 뉴욕대 교수가 현재 인간의 지능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AI의 도약을 위해 실제 현실을 이해하고 추론할 수 있는 AI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르쿤 교수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2024 K-사이언스&테크놀로지 글로벌 포럼’ 기조연설에서 목표 중심 AI의 발전과 오픈소스(개방형)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르쿤 교수는 합성곱 신경망(CNN) 분야를 개척하며 인공지능 개발에 필수적인 딥러닝 혁명의 길을 연 석학이다.
르쿤 교수는 LLM(거대언어모델)이 전문직의 일부 기능을 대체하는 등 성과를 가져왔지만 아직 진정한 AI 혁명이 왔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인간이나 동물에게는 계획을 세우고 행동에 옮기는 것은 간단한 작업처럼 보이지만 현재 AI가 구현하지 못하는 영역이다. 일례로 10살 아이는 저녁을 먹은 뒤 뒷정리를 할 수 있지만, AI 로봇은 이것이 불가능하다.
그 원인으로는 현실세계에 대한 학습량의 절대적 차이를 지목했다. 현재 LLM 모델은 2조개의 토큰(단어 데이터)을 학습했지만, 인간 아이가 4살이 될 때까지 학습하는 정보량은 100조 토큰에 달한다. LLM 모델들이 이미 공개적으로 사용 가능한 모든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에 사용하고 있기에 학습 데이터를 늘리기도 어렵다.
인간이 물리적 세계를 체험하면서 받아들이는 정보를 AI에 학습시켜야 한다는 것이 르쿤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목표 중심 AI 구현을 목표로 자신이 수석 AI 과학자를 겸임하고 있는 메타에서 AI에게 영상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연구를 진행중이다. 그는 AI에게 추론하고 예측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하는 자신의 연구 방향이 “인공일반지능(AGI·인간의 모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단계) 달성을 위한 진정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르쿤 교수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오픈소스 기반 AI 개발과 데이터 공유 국제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각국 정부에게 오픈소스 AI 플랫폼 관련 규제를 최소화하고, 언어와 문화에 대한 공공 데이터 수집에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