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12월 13일] 오직 그리스도

입력 2024-12-13 03:02

찬송 :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 94장(통102)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마가복음 1장 7~8절


말씀 : 세례 요한은 그리스도의 역사적 초림과 지상 사역을 준비하는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그리스도를 만나지 못한 세상에게 실존적 성탄 사건이 일어나도록 섬기는 일은 그리스도의 전권 대사(고후 5:20)인 우리 그리스도인의 몫입니다. 그 영광스럽고 어깨 무거운 특사의 자질은 무엇일까요.

누가복음에서 예수님은 “여자가 낳은 자 중에 요한보다 큰 자가 없도다”라고 극찬하는데 도대체 세례 요한은 어떤 의미에서 그토록 탁월하며, 심지어 엘리야보다 나은 일꾼이라는 평가를 받았을까요. 그리스도에 대한 구약의 예언과 신약의 성취를 잇는 마지막 선지자라는 시대적 의미와 더불어 주목할 만한 증인의 자질을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보려 합니다.

첫 번째 자질은 이미 거론한 대로 불신자에게 그리스도의 초림 사건이 일어나도록, 즉 오직 그리스도가 드러나도록 증거하는 일입니다. 세례 요한이 엘리야보다 위대한 지점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엘리야는 대단한 선지자이긴 했지만 과대망상에 빠져 하나님의 영광을 흠집 내는 오류를 범했습니다. 열왕기상 18장은 하나님께서 엘리야를 통해 이방신들(바알과 아세라)의 제사장 850명과 멋진 한판 대결을 끌어내신 사건을 기록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자기 능력이나 공로로 오해했는지 엘리야는 이세벨의 위협에 내몰리자 하나님을 원망하며 차라리 자기를 죽여달라는 무엄한 말을 내뱉습니다. 창조주 하나님께 자기를 죽이라는 겁박은 어떤 상황이라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거스른 것도 부족해 차라리 자기를 죽이라던 요나가 생각나는 추태입니다.

결국 그 일로 엘리야의 역할이 끝나고 하나님은 엘리사를 세우십니다. 하나님은 그분의 일에 기꺼이 우리를 사용하시지만, 결코 우리에게 의존하시지 않습니다. 엘리야가 위대한 게 아니라 그를 통해 놀라운 일을 행하신 하나님이 위대하신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사람을 높여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야고보는 엘리야가 “우리와 똑같은 사람”(약 5:17, 현대인의성경), 즉 일반인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일갈합니다.

엘리야와 대조적으로 세례 요한은 전적으로 그리스도만을 높이고 드러냅니다. “나보다 능력 많으신 이가 내 뒤에 오시나니 나는 굽혀 그의 신발 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예수님의 인지도가 높아져서 과거에 자기를 찾아오던 사람들이 대거 예수님께 몰려갈 때도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선언하며 그 일을 당연지사로 받아들입니다.

바로 이것이 그리스도의 전권 대사인 우리 모두의 당연한 자세이고 증인의 바른 자질입니다. 복음을 가로막는 것은 외적 저항이나 핍박이 아니라 겉으로 그리스도를 내세우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자기를 높이는 빗나간 대사들입니다. 오직 그리스도를 높이고 드러내는 성탄 절기와 그리스도의 생애가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 : 주님, 믿음의 선진들을 통해 우리에게 복음을 전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우리가 세례 요한처럼 오직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증인의 삶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정민영 은퇴 선교사(전 국제위클리프 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