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장악 타깃에 민주당사도 포함 “체포·구금 대상 지목 정치인은 14명”

입력 2024-12-11 00:13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봉쇄를 지휘했던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확보하라는 지시도 받았다”고 폭로했다.

곽 전 사령관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긴급현안 질의에서 ‘(민주당사 등) 확보라는 것은 어떤 뜻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여의도 건물 주변의 출입구 이런 것들을 병력으로 확보를 해서 그 건물 자체에 인원이 들어가거나 나오거나 하지 못하게 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계엄사령부가 지난 3일 오후 11시 부로 발령한 포고령 1호 1항에 나온 대로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지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곽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다음 날인 4일 전북 익산의 7공수여단, 충북 증평의 13공수여단 등 추가 병력을 투입하기 위해 대기시켰다는 점도 시인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이 ‘누가 이런 병력 배치를 지시했느냐’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임무 부여할 때 제가 스스로 판단한 것”이라고 답했다. 국회 봉쇄에 성공했다면 할당된 ‘타깃’을 확보할 증원 병력이 될 수 있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방첩사 수사단에 여야 주요 정치인과 시민단체 인사 등 14명을 체포하라고 지목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은 현안질의에 나와 “구금 시설 및 체포와 관련된 지시는 제가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구금시설과 관련해 “처음 지시받기로는 B1 벙커 안에 구금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지 확인하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여 전 사령관이 주요 인사에 대한 체포·구금 지시를 내렸다는 구체적인 증언이 방첩사 소속 장성의 입을 통해 나온 것이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체포 대상자 14명은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김민석·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 이학영 국회부의장, 조해주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방송인 김어준씨, 김민웅 촛불행동 대표, 김명수 전 대법원장,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