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국민의힘 원내대표 추대 놓고 시끌

입력 2024-12-11 00:00 수정 2024-12-24 15:53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진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에 휘청이는 국민의힘이 새 원내대표 선출 문제를 두고도 내홍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가 포진한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이 권성동 의원을 추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친한(친한동훈)계는 계엄 사태 수습 상황에서 적절치 않다고 반발했다. 탄핵 정국 이후를 대비한 계파 간 ‘고지전’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10일 추경호 원내대표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원내대표 자리에 5선 권 의원과 4선 김태호 의원이 후보로 등록했다. 권 의원은 윤 대통령 대선 후보 당시 후보 비서실장을 지냈고, 현 정부 초반인 2022년 4~9월 원내 사령탑을 맡은 ‘원조 친윤’이다. 경남지사를 지낸 김 의원은 당내에서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친윤계에서는 권 의원을 미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은 이날 회의를 열어 권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기로 했다. 나경원 의원은 “중진회의에서는 지금 현재 굉장히 위중한 상황이고 즉시 일을 할 수 있는 분은 권 의원이라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친윤계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원내 경험이 풍부한 권 의원이 적임자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동훈 대표는 즉각 “(원내대표 선출은) 중진회의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친한계는 ‘원조 친윤’ 꼬리표가 붙어 있는 권 의원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탄핵정국을 수습하는 건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자칫 국민의힘이 대통령 사수에만 몰두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친한계 6선 조경태 의원은 “지금 이 사태를 수습하는 데는 조금 새로운 인물, 다른 인물도 좀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고 제가 중진회의에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배현진 의원도 “중진들의 의견일 뿐”이라며 “우리가 ‘중진의힘’은 아니다”고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이에 따라 12일 의원총회에서 진행되는 원내대표 경선이 친한·친윤 간 계파전 양상을 띨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