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만큼은 함께 대안 만들자”… 이재명, 여야정 비상회의 제안

입력 2024-12-11 04: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성호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불안해진 경제 상황을 논의할 여·야·정 비상경제점검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여당과 야당, 정부가 모두 참여하는 비상경제점검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부결 여파 등으로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치솟는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공동 대응에 나서자고 제안한 것이다. 여권의 리더십 부재가 위기의 주요 원인임을 지적하면서 야당의 수권 능력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윤 대통령의 계엄과 집권당의 탄핵 반대가 빚은 결과”라며 “주권자를 망각한 채 한 줌 권력으로 사적 이익을 취하려던 사람들의 폭거가 우리나라를 일순간에 시계제로 상황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라며 “여당은 이런 상황을 이용해 정치적 이익을 취해 보겠다고 경거망동하고 있는데, 그럴 때가 아니다. 여·야·정 3자가 모여 최소한 경제만큼은 함께 대안을 만들어가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또 “국민의힘도 위기 극복에 동참하길 촉구한다. 오는 14일 2차 탄핵안 표결에 헌법과 국민 뜻에 따라 당당히 참여하라”며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해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불확실성을 종식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 여부를 둘러싼 혼란 상황이 경제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논리다.

민주당은 이날 발족한 ‘12·3 윤석열 내란 사태 특별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경제 악화 책임을 여권에 돌리며 신속한 탄핵 추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호중 단장은 “비상계엄 사태로 하루아침에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100조원 가깝게 날아가고, 환율은 1450원에 육박했다”며 “불확실성 제거를 위해 국회가 이번 주말 탄핵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위원장은 “민주당은 보수정권이 초래한 IMF(외환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며 “대한민국과 민주당의 과제는 윤석열 내란으로 초래된 총체적 위기 극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야3당(민주당·조국혁신당·개혁신당) 의원들은 서울 중구 한국은행을 찾아 이창용 총재와 면담했다.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정치적 불확실성이 길어진다면 우리 경제에 중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얘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기재위원들과 이 총재는 내년에 더욱 확장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일정 부분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야3당 의원들은 한국거래소를 찾아 자본시장 현장을 점검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