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보험 부문 대표인 브라이언 톰슨(50) 총격 살해 용의자가 9일(현지시간) 체포됐다.
뉴욕경찰은 톰슨 살해 용의자로 수배된 루이지 만조니(26·사진)를 이날 오전 펜실베이니아주 알투나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새벽 뉴욕 미드타운의 힐튼호텔 입구 인도에서 소음기가 달린 권총으로 톰슨을 살해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는 만조니는 이날 그의 얼굴을 알아본 맥도날드 매장 직원의 신고로 검거됐다.
체포 당시 만조니의 배낭에서는 3D 프린터로 제조한 권총과 건강보험사의 이익 추구 행위를 비판하는 성명서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만조니는 최고 학력을 가진 엘리트이자 특권층 자제다. 볼티모어의 유명 사립학교를 졸업한 뒤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가족은 컨트리클럽과 요양원 회사, 라디오 방송국 등을 소유하고 있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수거한 탄피에서 ‘부인(deny)’ ‘방어(defend)’ 등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이 새겨진 글자를 발견했다며 이번 범행이 보험금 지급과 관련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만조니는 허리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조니는 소셜미디어에 “심각하게 아픈 사회에 잘 적응하는 것은 건강의 척도가 아니다”라는 인도 종교철학자의 글을 올렸고, 1980년대 미국을 놀라게 한 UC버클리대 수학 교수 출신의 폭탄테러범 ‘유나바머’의 선언문에 대해 “선견지명이 있다”는 리뷰를 남기기도 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