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 이웃을 향한 구호단체들의 겨울나기에 한파가 불어오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비롯해 국내외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 여파가 맞물려 후원 손길이 줄어든 탓이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동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밥상공동체·연탄은행(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사진)에 따르면 이달 초순 기준으로 올해 후원하기로 약정한 연탄 수량은 150여만장으로 집계됐다. 연말까지 기다려봐야 하지만 지난해 12월 말 기준 목표치(250만장)보다 100만장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후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기업 후원이 크게 줄어든 요인이 크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기업 후원과 정부 부처, 공공기관의 후원이 중단되거나 보류된 상태다. 교회 후원도 마찬가지다. 올해 후원 교회 수와 개인 후원자, 연탄 봉사자 역시 줄고 있다.
전국 연탄사용가구는 7만4167가구다. 한 가구가 겨울 한 철을 보내려면 1100여장, 한 달에 최소 200장의 연탄이 필요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9월 서울의 마지막 연탄공장이던 삼천리 연탄공장이 폐쇄하면서 물류비가 증가해 연탄 한 장 가격이 850원에서 900원으로 인상됐다.
허기복 목사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연탄사용가구의 85%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거나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이기 때문에 교회의 관심이 절실하다”며 “가계소득이 줄고 각종 공공요금이 인상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탄난로의 사용이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탄후원에 관한 관심이 급속도로 줄면서 올해 목표치인 300만장을 채울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우리 사회 소외 이웃을 위해 900원(연탄 1장 가격)의 사랑을 베풀어주시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호소했다.
연탄은행은 ‘기후환경 취약계층을 위한 사랑의 연탄 300만장 나누기’를 주제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연탄으로 추운 겨울을 나야 하는 이들은 기후 대처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 기후취약계층이라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겪는 이중고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관심이 간절한 상황이라고 허 목사는 전했다.
“교회가 어려울수록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고 어려운 이웃을 살펴야 하지 않을까요. 사회가 극단적으로 개인화되는 가운데 한국교회와 성도들께서 연탄 한 장의 기적을 보여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