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점령 시리아서 자유롭게 신앙생활 할 수 있기를…”

입력 2024-12-10 03:04
이슬람 무장 반군에 의해 주요 도시가 점령된 시리아에서 기독교인들이 불안과 두려움을 이겨내며 예배를 이어가고 있다.

레바논-시리아 개신교 총연합회장인 조셉 카사브 목사는 8일(현지시간) 전 세계 기독교인에 보내는 기도요청에서 “무장반군 세력이 정부 통제권을 넘겨받은 뒤 첫 주일 기도회엔 참석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며 “들려오는 총성은 전쟁이 아닌 축하 총성이지만 여전히 많은 기독교인이 두려워하고 있다”고 했다. 카사브 목사는 “앞으로 많은 도전과 어려움이 있겠지만 언젠간 시리아의 기독교인이 억압이나 박해 없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중보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인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은 제2의 도시인 알레포에 이어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점령하고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몰아냈다고 이날 발표했다. HTS는 극단주의자와 달리 기독교인 등 소수 종교인을 포용하겠다고 했지만, 현지 교계는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보장받기엔 여전히 이르다고 보고 있다.

시리아에서 20년간 사역해 온 김성국 선교사는 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HTS와 또 다른 분파인 반군이 알레포 등 지역에서 소수민족 쿠르드족 공격이 있었고 그들 가운데에서 복음을 전하던 쿠르드교회도 함께 다시 피란 생활을 시작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알레포 대성당의 교인들은 지난 1일 평화 기도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부트로스 마라야티 대주교는 성도들에게 “모든 것이 예전과 같을 것이지만, 더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 내전 발발 이전 시리아 기독 인구는 22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0%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슬람 극단주의자 박해 등으로 최근 30만명까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조승현 신은정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