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게만 느껴졌던 ‘배틀그라운드(펍지) 모바일’ 국제대회의 벽을 한국 팀이 마침내 넘어섰다. 한국 e스포츠의 우수한 선수 경쟁력이 다시금 입증된 셈이다.
한국 팀 디플러스 기아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4 펍지 모바일 글로벌 챔피언십(PMGC) 결승전에서 18회의 매치 동안 153점을 쌓으며 우승컵(사진)을 들어올렸다. 펍지 모바일은 4인 1조로 팀을 이뤄 전장에서 최후의 생존자가 되기 위해 경쟁하는 배틀로얄 장르 게임이다.
후반부까지 우승 팀이 가려지지 않은 치열한 접전 속에서 디플러스 기아는 침착하게 전력을 유지하며 승리를 향해 한발씩 전진했다. 마지막 매치에서 최후 생존에 성공했지만, 경기를 마쳤을 때는 우승에 실패한 줄 알고 아쉬운 표정을 지을 정도로 경기는 박빙이었다. 스태프가 우승 소식을 알리자 선수들이 경기석에서 벌떡 일어서 기뻐했다.
펜대믹이 한창이었던 2020년 11월 출범한 PMGC는 중국, 유럽, 중남미, 동남아 등에서 강세를 이어온 대회다. 한국은 디플러스 기아가 2021년 처음 이 대회에 참가해 예선을 1위로 통과했으나 결승에서 11위로 처지며 고개를 숙였다. 이듬해엔 9위, 그 다음해엔 예선 탈락으로 부진했다.
올해 디플러스 기아 우승의 1등 공신은 단연 ‘놀부’ 송수안이다. 예선 탈락의 위기 때에는 수류탄 한방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기습적으로 치고 들어온 적을 상대로 엄폐물을 활용해 일거 소탕하기도 했다. 결승 막바지에 1점이 절실한 상황에서 송수안의 수류탄이 적진에 정확히 꽂힌 순간은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송수안은 대회 MVP에 선정됐다.
한국 팀으로는 처음 우승의 영예를 안은 디플러스 기아는 상금 45만7250달러(약 6억5600만원)를 거머쥐었다. 아울러 한국은 내년에 PMGC 시드권 1장을 추가로 배정받아 최대 4개 팀이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국제 대회에서 한국 프로팀이 정상에 깃발을 꽂으며 국내 펍지 모바일 프로씬의 확장세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