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미궁 ‘제주 카지노 145억 횡령’ 주범 검거

입력 2024-12-09 18:43
지난달 27일 ‘제주 랜딩카지노 145억 횡령사건’의 주범인 A씨가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제주경찰청 제공

4년째 미궁에 빠져 있던 ‘제주 랜딩카지노 145억원 횡령 사건’의 주범이 검거됐다. 당시 카지노 재무 담당 임원으로, 랜딩카지노를 운영하는 람정엔터테인먼트의 모회사가 파견한 외국인이다.

제주경찰청은 랜딩카지노의 VIP 금고에서 145억6000만원을 훔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업무상횡령)로 카지노 자금을 관리하던 말레이시아 국적의 여성 A씨(58)를 지난 5일 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월 회사 경영진이 교체되는 어수선한 틈을 이용해 VIP 금고에 보관 중인 회삿돈 145억여원을 같은 보관소 내 중국인 남성 B씨의 금고로 옮기는 방법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있다.

람정엔터테인먼트는 2011년 1월 4일 145억6000만원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고 다음 날 서귀포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현금 흐름을 추적해 환전소 직원 등 4명을 검거하고, B씨의 금고에 보관돼 있던 80억원과 검거한 범인들이 보관하고 있던 50억원 등 피해 현금 134억원을 압수했다.

그러나 주범으로 파악된 A씨와 B씨가 수사 개시 전 해외로 도주함에 따라 지명수배 및 인터폴 수배를 끝으로 수사를 잠정 중지했다.

B씨는 2022년 11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자진 입국해 제주로 송환됐다. B씨는 금고의 돈을 카지노에서 벌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B씨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경찰의 영장 신청을 기각했다. 경찰은 2023년 10월 수사를 다시 중지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 아랍에미리트 인터폴이 A씨를 검거, 지난 27일 국내로 송환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돈을 옮긴 사실은 인정했으나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며 횡령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여죄를 수사 중이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