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일반 국민들이 제707특수임무단을 알게 된 것은 종편채널의 프로그램 덕분이었다. 특수부대 출신들이 부대 이름을 걸고 경쟁하는 프로그램에서 707특임단은 유독 눈에 띄었다. 모든 출연자들이 다른 특수부대에 예의를 표했지만 특히 707특임단에 대한 존중과 인정은 남다른 느낌이었다.
707특임단은 육군특수전사령부의 직할 특수부대다. 1981년 대대급(지휘관 중령)으로 창설됐으나 2019년 단(團)급(지휘관 대령) 부대로 격상됐다. 평시에는 국가급 대테러 특수부대이며, 전시·준전시 상황에는 국가적 차원의 극비임무와 특수작전을 수행한다. 특히 적 지도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을 벌일 때 결정적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한 언론은 “특전사 제13특수임무여단이 작전지 일대를 장악하고, 707특수임무단이 김정은을 확보한다”는 내용의 북한 대상 참수작전 개요를 보도하기도 했다.
평시에 707특임단은 주로 해외에서 벌어진 국민 상대 테러 사건을 전담하는 역할이다. 다만 국내 사건이어도 지방경찰청 단위의 경찰특공대와 군 사단급의 군사경찰 특수임무대, 특전사 여단별 특수임무대가 차례로 투입됐음에도 해결되지 않을 경우엔 707특임단이 나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맨 마지막에 나서는 끝판왕 부대인 셈이다.
임무가 특수한 만큼 1980년대까지는 아예 707특임단의 존재 자체가 기밀사항이었다. 이후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707특임단의 부대원 신상 정보는 군사기밀이다. 그런데 9일 김현태 707특임단장이 얼굴과 이름을 공개한 채 기자회견에 나서는 일이 벌어졌다.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 투입 과정을 증언하기 위해서였다. 김 단장은 “707부대원들은 모두 피해자”라며 “부대원들을 사지로 몬 저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휘관”이라고 울먹였다. 부대장으로서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은 있겠지만 대한민국 최고 특수부대를 이끌고 있다는 긍지와 자부심으로 살아왔을 그가 눈물로 증언해야만 하는 상황 자체가 안타깝기만 하다.
정승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