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이후 여권에 대한 중도층 민심 이반이 가속화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사안에 대한 캐스팅보터로 평가받는 중도층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8%로 곤두박질쳤고, 국민의힘 지지율도 10%대 중반으로 추락했다.
국민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6~7일 전국 18세 이상 10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중도층의 여권 외면 현상이 도드라지게 나타났다. 자신의 정치 성향을 중도로 평가한 응답자들 사이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율은 8%, 부정 평가율은 89%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의 직전 정기조사(지난 3~5일) 때보다 긍정 평가율은 2% 포인트 하락했고, 부정 평가율은 9% 포인트 수직 상승했다.
중도 응답자 79%는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 전체 응답자 찬성률(74%)보다 높다. 지난 3일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부정 평가도 확연했다. 비상계엄에 대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89%, 반국가적 내란행위로 보는 견해는 76%로 집계됐다. 역시 전체 응답(각 87%, 71%)보다 높은 수치다. 이번 비상계엄 선포를 헌법 규정에 따른 정당한 권한 행사로 평가한 중도층은 11%에 그쳤다. ‘별로 공감하지 않는다’(6%)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79%) 등 부정적 응답은 85%에 달했다.
계엄 사태에 대한 중도층의 부정적 인식은 정당 지지율 변화로 이어졌다. 중도층 내 국민의힘 지지율은 16%로 직전 조사(19%)보다 3% 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비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직전 38%에서 41%로 3% 포인트 늘었다. 조국혁신당(7%→10%) 개혁신당(1%→4%) 등 다른 야당 지지율도 3% 포인트씩 상승한 모습이었다. 여당 지지를 철회한 중도층이 다른 정당으로 옮겨갔다고 볼 수 있다.
비상계엄 파장은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중도층 선호도는 직전 28%에서 38%로 10% 포인트 증가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중도층 선호도는 직전 8%에서 7%로 1% 포인트 감소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국민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됐다. 100% 무선전화 인터뷰 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여론조사 대상자는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하는 방법으로 선정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응답률은 15.4%였다.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가중(셀 가중)이 적용됐다. 이 밖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가중(셀 가중)이 적용됐다. 이 밖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