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한동훈, 무슨 자격으로 총리와 국정 의논하겠다는 건가”

입력 2024-12-09 00:2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이 대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함께 국정을 챙기겠다고 밝힌 데 대해 “여당 대표와 총리가 다시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 2차 내란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한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함께 국정을 챙기겠다’고 밝힌 데 대해 “얼굴을 바꾼 2차 내란 행위”라고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외에 다른 국정 안정 방안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8일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여당이 이날 오전에 밝힌 수습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대표는 여권이 제시한 ‘질서 있는 퇴진’ 방안에 대해 “윤 대통령 탄핵을 방해한 여당은 명백한 내란의 공범이고 계엄을 방조한 국무위원도 모두 내란의 공범”이라며 “(여권의 수습책은) 내란공모 세력을 내세워 내란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우리 국민은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뽑았지, 여당을 대통령으로 뽑은 일이 없다”며 “대통령이 유고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잠시 2선 후퇴를 시키고 대통령 권한을 총리와 여당 대표가 함께 행사하겠다는 해괴망측한 공식 발표를 어떻게 할 수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의 권한은 윤 대통령 개인의 사유물이 아니다”며 “어떻게 이렇게 국민주권을 무시한 발칙한 상상을 할 수 있는지 참으로 놀랍기 그지없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한 총리를 지목해 “합법 여부를 떠나서 제정신인지 의심된다.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 이 중요한 국면에서 국정을 담당하게 하는 게 타당한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상태”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를 향해서도 “무슨 자격으로 국정을 국무총리와 의논해서 정하겠다는 것이냐”며 “무슨 공산당 인민위원장쯤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내란 주범, 군사반란 주범 윤석열은 즉각 사퇴하거나 탄핵돼야 한다”며 “오는 14일 민주당은 국민의 이름으로 반드시 그를 탄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다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날 공개 제안한 여야 대표회담에는 응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조국혁신당이 발의한 ‘한동훈 특검법’과 관련해서는 “당 내부에 갑론을박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까지는 최종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추가 계엄 선포’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그는 “끊임없이 비상계엄을 기획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며 “군이 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은 실제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국지전을 유도하고 그게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며 “2차, 3차 계엄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와 함께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여당을 겨눠 “국민의 무서움, 역사의 무서움을 깨우쳐가는 과정”이라며 “개별적 협상 노력도 하겠지만 우리 국민들께서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이렇게 하면 ‘정치적 사망’이라는 사실을 많이 알려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엄 해제도 반대하고 탄핵도 반대하면 그 동네에서 살 수 없다는 것을 국민들께서 꼭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김판 송경모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