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발, 활기찬 노년을 위한 첫걸음

입력 2024-12-10 00:43

건강한 발은 평범한 일상의 첫걸음이다. 발이 건강해야 몸 전체가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발이 아프면 모든 활동이 제한되기에 나이가 들수록 발 건강은 특히 중요하다.

가장 일반적인 발 질환은 ‘무지외반증’이다.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면서 엄지발가락 관절이 안쪽으로 돌출되는 질환이다. 심하면 엄지와 둘째 발가락이 엇갈리는데 특히 노년엔 이 질환으로 발목과 무릎이 아프고 척추까지 변형되는 등 연쇄적 질병을 초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치료법은 튀어나와 있는 뼈의 기저부 방향을 바꿔주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발가락 변형은 멈추지 않고 서서히 진행되다 나중에 훨씬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기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그다음 흔한 발 질환은 ‘평발’이다. 평발은 발꿈치뼈가 갖고 있어야 할 각도를 잃어버리고 바닥 면과 나란하게 되는 경우와 발의 아치가 무너지는 것을 뜻한다. 선천적인 평발은 ‘록커버텀’이라고 하는 심한 변형을 일으켜 보조 신발을 맞추고 살아야 하는 어려움을 겪지만 대부분은 나이 들어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후천적 유연성 평발’이다. 힘을 주지 않을 땐 정상적인 발 모양을 띠지만 체중 부하 엑스레이를 찍으면 발의 안쪽이 바닥에 주저앉은 경우가 적잖다. 이 경우 발 내측의 아치 모양을 지지해 주는 깔창을 사용함으로써 통증과 변형을 막는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후천적 평발을 막기 위해서는 체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힘줄들이 원활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습관적으로 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로 흔한 질환은 ‘족저근막염’이다. 발뒤꿈치 통증의 흔한 원인 중 하나다. 특히 아침에 첫발을 디딜 때 통증이 심하며 오래 서 있거나 걸을 경우에도 통증이 증가한다. 잘못된 신발 착용과 과도한 체중 증가, 발의 아치가 무너진 경우 등이 원인이다. 치료를 위해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칭, 필요시 충격 흡수 깔창을 사용하는 걸 권장한다. 족저근막염은 장기화할 경우 다른 관절에도 부담을 줄 수 있기에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네 번째는 ‘발가락 망치 변형’이다. ‘망치 발가락’이라고도 하는 이 질환은 발가락이 과도하게 굽혀지면서 발끝이 망치처럼 내려앉는 상태를 말한다. 주로 신발 착용 습관이나 발의 구조적 문제로 발생하며 엄지발가락이나 발바닥의 균형이 무너질 때 발생할 확률이 높다. 증상이 심해지면 변형된 발가락이 고정될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신발 선택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다섯째는 ‘발톱 무좀’(조갑백선)이다. 발톱이 곰팡이에 감염돼 두꺼워지거나 변색되는 질병이다. 면역력이 약해진 고령자에게서 주로 발생하는데 발톱이 변형되고 잘 자라지 않거나 쉽게 부서진다. 발톱 무좀은 꾸준한 약물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 발을 깨끗하고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여섯째는 ‘내성 발톱’이다. 발톱 양 측면이 살 속으로 파고들어 감염이 일어나 부어오르고 고름이 나오는 질병이다. 주로 엄지발가락에 발생하며 발톱 양 측면이 얇아지고 둥글어져 살 속으로 파고 들어가게 된다. 대개 엄지발가락에 힘이 많이 들어가 생기지만 발가락 무좀이 있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간단한 예방법은 발을 깨끗이 하고 엄지발가락의 양면을 손으로 문질러 주며 상처가 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다.

마지막 질환은 ‘발바닥 티눈’이다. 지속적인 압력이나 마찰로 피부가 단단하게 굳는 현상이다. 보통 발의 특정 부위에 집중적으로 생기는데 신발 모양이 잘 맞지 않거나 잘못된 보행 습관으로 발생할 수 있다. 티눈이 심할 경우 통증을 유발하고 발의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신발 착용과 발 관리가 필수적이다.

발 건강은 노년기 활발한 삶을 위한 주요 요소다. 적절한 신발을 착용하고 발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스트레칭과 발 관리 습관을 갖추는 게 예방의 핵심이다. “너희는 하나님의 성전…”(고전 3:16)이란 성경 말씀대로 건강한 발을 돌보는 것이 곧 하나님께 주신 소중한 선물을 지키는 길임을 잊지 말자.

선한목자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