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월 200달러’ 챗GPT 유료 모델 출시

입력 2024-12-09 02:31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분야 선두를 달리는 오픈AI가 대표작 챗GPT의 신규 유료 상품을 출시했다. 가격이 종전 유료 상품(플러스·월 20달러)의 10배에 달하는 월 200달러(약 28만4800원)로 책정되며 비영리기업으로 시작한 오픈AI가 본격적으로 수익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5일(현지시간) ‘오픈AI의 12일’ 행사에서 기존 무료 버전은 물론 유료인 플러스 모델보다 향상된 성능을 지닌 대화형 AI ‘챗GPT 프로’를 공개했다. 올트먼 CEO는 “월 20달러 이상의 성능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모든 모델에 대한 무제한 접속 권한을 가진 고급형 프로 모델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격이다. 오픈AI가 책정한 챗GPT 프로의 가격은 월 200달러로, 연간 구독료로 따지면 30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기존 플러스 모델(20달러)과 비교하면 가격이 10배 이상 뛰었다.

오픈AI는 프로 모델을 구독하면 현시점 최고 성능을 지닌 대규모 언어모델(LLM) ‘o1’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고, 전문가용 모드인 ‘o1 프로’도 사용 가능하다며 개선점을 강조했다. 기존 플러스 모델에서는 제한적으로 제공됐던 서비스 기능도 무제한으로 이용 가능하다. 프로 모델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수학 연산·판례 분석 등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 상품 출시를 두고 그간 비영리기업을 표방했던 오픈AI가 본격적인 수익 모델 구축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픈AI는 2022년 무료 서비스로 챗GPT를 출시했지만, 2023년 2월 플러스 모델을 선보이며 처음으로 유료화에 나섰다. 이후 2년도 되지 않아 월 200달러짜리 프로 모델을 출시한 것이다.

오픈AI가 AI 시장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점이 수익화 판단의 근거가 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한 머신러닝 연구개발자는 “수십억명이 챗GPT를 써봤거나 쓰고 있고, 대화형 AI 시장 대부분을 오픈AI가 과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챗GPT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022년 1억5300만명에서 지난 7월 24억여명으로 15배 이상 증가했다. 추정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반면 오픈AI 측은 수익화 관측에 대해 “오픈AI는 모두를 위한 AI를 제공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비영리기업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