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너지 기업들, CCUS 투자… 세제 지원 유지될 전망

입력 2024-12-09 02:02
사진=AP연합뉴스

기후변화 대응에 부정적인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해도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투자는 계속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수술이 예고됐지만 CCUS 세액공제 혜택은 유지할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유럽연합(EU) 등 각국의 투자가 가속하면서 CCUS는 탄소 중립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한국도 관련 시장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CCUS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발동한 IRA에 ‘45Q Tax Credit(세액공제)’을 포함했다. 탄소 포집·저장(CCS)에 t당 50달러, 탄소 포집·활용(CCU)에 t당 35달러인 세액공제 규모를 대폭 늘렸다. CCS와 CCU에 대해 t당 각각 최대 180달러, 130달러까지 공제해주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CCUS 시장 확대와 탄소 감축을 위해 도입한 조치다.


전 정부 정책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이 부분을 건드릴 가능성은 낮다. 화석연료에 강점을 둔 미국 에너지 기업들 때문이다. 엑손모빌이나 옥시덴탈 페트롤리움 등은 석유 생산성 증진을 위해 탄소를 유전에 주입하는 CCS 방식을 이미 활용 중이다. 여기에 더해 CCUS 신기술에도 자금 투자를 하고 있다. 서유택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8일 “엑손모빌 등 에너지 기업이 특히 CCS에 공을 많이 들였다”며 “트럼프 당선자가 CCS 지원에 반대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EU 역시 CCUS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EU는 2022년에 30억 유로(약 4조5121억원) 규모 CCS 기술개발 지원 자금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산유국인 중동 국가들 역시 CCUS에 관심이 적지 않다. 각국의 투자는 시장 전망을 밝게 만든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네스터는 세계 CCUS 시장 규모가 연평균 15% 성장해 2035년이면 110억 달러(약 15조664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개발 단계인 전 세계 CCUS 프로젝트 수만도 392개에 달한다.

한국도 수출 측면에선 강점이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CCUS 관련 품목 대미 수출액은 2020년 1억7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3억 달러를 웃돌 정도로 늘었다. 다만 국내적으로는 CCUS 관련 투자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서 교수는 “인간의 활동으로 생긴 탄소라는 쓰레기 해결을 위한 초기 인프라 구축을 정부 주도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