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계 “불의에 침묵 않겠다”… 비상계엄 규탄

입력 2024-12-09 02:42
7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대중문화계가 비상계엄 사태를 규탄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여론에 동참했다.

3000여명의 영화인과 81개 영화 단체는 8일 성명을 내고 “신속하게 윤석열의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키고, 파면·구속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에는 박찬호 감독, 봉준호 감독, 배우 문소리, 김혜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영화인들은 “인문학적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아무리 영화적 상상력을 동원해도 망상에 그칠 법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다”며 “이제 대한민국의 영화인들에게 윤석열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내란죄의 현행범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독립PD협회는 시국선언문을 통해 “우리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으로 진실을 기록하고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해와 성찰을 다양한 콘텐츠로 풀어내는 창작자로서 반헌법적 내란수괴들이 국가의 근간을 뒤흔드는 사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했다.

연예인들은 개별적으로도 목소리를 보탰다. 배우 이엘은 7일 SNS에 국회의사당으로 걸어가는 자신의 뒷모습 사진과 함께 “몸 좀 녹이다 재정비하고 다시 국회로”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고아성은 최근 자신이 주연한 영화 ‘한국이 싫어서’를 인용한 ‘한국을 구해야 해서’라는 문구와 함께 여의도를 배경으로 한 사진을 SNS에 올렸다. 고민시는 촛불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인 배우 강나언은 7일 한예종 제2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등 교내 단체들이 발표한 시국선언문을 SNS에 공유했다. 시국선언문엔 “예술인으로서 우리는 불의에 침묵하지 않겠다. 민주주의적 정의를 억압하는 모든 시도에 책임을 물을 것이고 끝까지 저항할 것이다. 예술은 권력의 억압에 굴하지 않는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룹 아이즈원 출신 이채연은 팬 소통 플랫폼에서 “정치 얘기할 위치가 아니라고? 연예인이니까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우리 더 나은 세상에서 살자. 아이돌이 이런 말 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것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나도 국민”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