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에 달하는 큰 키와 푸근한 배, 상체를 덮는 보슬거리는 흰 수염, 코끝까지 내려쓴 은테 안경. 핀란드가 인정한 전 세계 유일한 공식 산타클로스(산타)가 에버랜드를 찾았다.
지난 6일 에버랜드에서 국민일보와 만난 산타는 자신을 450살이라고 소개했다. 산타는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이 가장 바쁜 시기지만, 한국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특별히 에버랜드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공식 산타가 된 이유를 묻자 그는 “산타는 태어날 때부터 산타다. 산타 고등학교 같은 곳은 없다”고 웃으며 답했다. 산타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어떡하냐고 하자, 수염을 쓰다듬으며 “나는 여기 있다. 누구든 내 수염을 만져보고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착한 아이와 나쁜 아이를 구별하며, 우는 아이에게는 선물을 주지 않는다는 통념과 달리 산타는 “모든 아이는 착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에 나쁜 아이는 없다. 울거나 조금 말썽을 부리는 아이들에게는 큰 포옹(Big Hug)을 해주면 된다”고 전했다.
더 이상 선물을 받지 못하는 어른들에게는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했다. 그는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웃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사랑과 행복을 공유하는 날”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쁨을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산타를 가장 먼저 만난 행운의 주인공은 경기 수원에서 온 김율(9)군이었다. 김군은 공식 산타가 한국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어머니 이하루(36)씨와 함께 오전 일찍 에버랜드를 찾았다. 김군은 “산타 할아버지는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라며 “태어날 때부터 산타 할아버지를 꼭 만나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군은 직접 쓴 편지를 산타에게 전달하며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선물을 많이 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을 적었다”고 했다.
에버랜드는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산타 밋앤그릿(Meet&Greet)’ 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윈터토피아 겨울 축제 개막일을 기념해 산타클로스 공식 항공사인 핀에어와 협업해 마련했다.
용인=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