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교회(윤태현 목사)가 ‘2024 기독교브랜드대상’ 리딩부문을 수상했다.
건강한 교회를 이끌면서 한국교회와 지역사회에 본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교회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담임목사와 성도들의 헌신 이 있었다. 윤태현 목사는 최근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저를 포함해 온 성도의 부지런함과 열심이 부흥의 초석을 놓았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광양교회는 윤 목사가 1989년 1월 개척했다. 교회가 있는 지역은 구 읍내지역으로 성도의 이사와 이직이 잦은 지역이다. 1980년대 초반 광양제철과 연관 기업들이 들어서고 산업 도시화 되면서 유입인구가 급증해 신도시가 형성됐다. 하지만 교회가 들어선 읍내지역은 중간에 낀, 큰 변화가 없는 ‘샌드위치’ 지역이었다. 유입되는 인구도 젊은 세대가 주축을 이루는 데 반해 읍내 지역은 큰 인구 변동이 없이 노령인구가 많다.
이런 환경 속에서 광양교회는 어떻게 지역을 대표하는 교회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예배에 목숨을 건 열정과 매주 나가는 노방 전도, 1인 1사역, 이웃 돌봄, 지역 섬김 등이 지금의 광양교회를 만들었다고 윤 목사는 말한다. 이와 더불어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청소년 공부방과 작은 도서관, 북카페를 운영하고 취미교실을 개설해 교회를 주민 친화적 공간으로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지역 청소년을 위한 스마트 기억법 및 속독법과 자율학습법 등 특화 교육을 제공하면서 학생들이 자연스레 교회를 찾도록 했다.
또 관공서와 관내 파출소에 민원봉투, 간식 등 필요한 물품을 비치하는 등 보이지 않는 지역사회 곳곳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심리적 거리감을 해소하기 위한 배려에도 신경을 쏟았다.
‘문턱 없는’ 24시간 열린 교회
교회는 저소득층의 심장병 환자 5명에게 수술비를 지원해 새 생명을 찾아줬다. 또 장학위원회를 운영해 1년에 두 차례 지역 소재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장학금을 지원해 인재 양성에 힘썼다. 김장철에는 매년 30여가정에 김치 10㎏씩 나눠주면서 생활이 어려운 가정을 위해 청소·수리를 해주기도 했다.
윤 목사는 “교회는 문턱이 없어야 한다”며 “교회의 거룩성은 꼭 신앙적인 모임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든지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광양교회는 24시간 개방돼 있다. 이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교회 문턱이다. “우리 교회는 어느 방이든지 문턱이 없어요. 장애인 성도를 배려한 이유도 있지만, (광양교회는) 문턱이 없는 교회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기도하고 싶은 사람, 쉬어가고 싶은 사람, 심지어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은 사람 등을 위해서도 열려 있어야 한다는게 윤 목사의 목회철학이다.
성도·지역 친화적 목회의 열매
광양교회는 노년 세대가 돋보이는 교회 공동체다. 젊은 세대에 비해 노년 세대가 많은 지역 특성이 반영됐다. 현재 70세 이상 고령 성도만 200명이 넘는다.
배경엔 교회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실버세대를 위해 주 1회 경로대학을 진행해 노인 친화적 교회로 변모한 것이다. 교회가 이들을 위해 연 프로그램은 노래교실 웃음교실 생일파티 장기자랑 건강교실 교양강좌 침술 봉사 공연 등 10가지가 넘는다. 또 점심을 제공해 어르신들이 교회에 오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
교회 인근에 사는 독거노인을 파악해 구역별로 돌아가면서 안부를 묻고 돌봄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 1년에 한 차례 지역 노인들을 초청해 경로잔치를 열면서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선물도 준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건강검진이 필요한 노인을 요양병원에 연결해 진료와 주사, 물리치료, 침술, 개안수술을 알선하기도 한다.
윤 목사는 광양교회가 지역에 필요한 교회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했다.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지역선교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이뤄나가고 싶다는 그의 간절한 바람이다.
그는 목회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그리스도의 영향력을 널리 퍼뜨리고 있다. 현재 광양시 사회복지 협의회장을 맡은 윤 목사는 지자체, 기업 등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광양 지역을 섬기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목회만 하는 목사를 넘어 지역사회에서 복음과 교회의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하는 셈이다.
오랫동안 이어온 경목활동, 치매 예방학교 광양지부 교장, 광양 나눔지부 지부장, 국제 사랑의 쌀 나눔 운동본부 광양지부장. 광양시 사회보장협의체 위원 등 목회 외에 주어진 역할은 윤 목사의 사명감을 단단하게 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 2월에는 모교인 호남신학대로부터 명예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교인들만 섬기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도 섬기고 모든 대상을 초월해서 섬기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믿어요. 한국교회도 섬김의 마인드를 잃지 않길 소망합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