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5일 일부 열차 운행이 지연·중단돼 시민들의 크고 작은 불편이 이어졌다.
이날 서울 용산역에선 5분 간격으로 “고속철도(KTX)와 ITX 일부 기차가 운행을 하지 않는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파업 소식을 미처 모르고 역에 왔다는 김모(50)씨는 “예매했던 오송행 열차가 취소됐다”며 “충북 청주에서 열리는 재판에 참석해야 하는데, 당장 택시라도 잡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4조 2교대 근무체계 개편과 성과급 지급률 개선, 임금 인상, 안전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지난 8월부터 사측과 교섭했으나 협상은 결렬됐다. 철도노조 파업은 지난해 9월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노조가 총파업에 나서면서 수도권 전철 1·3·4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지하철 지연 운행을 피하기 위해 버스 등으로 시민들이 몰리면서 버스도 평소보다 혼잡했다. 서울역 1번 출구에서 만난 직장인 박모(34)씨는 “오늘은 출근 교통편을 바꿔 버스를 타고 왔다”며 “평소보다 1시간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퇴근길 혼잡도 빚어졌다. 정전으로 열차가 한 시간 가량 멈추는 사고도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18분쯤 회기역에서 중랑역으로 향하던 경의중앙선 열차가 운행 도중 멈췄다.
정전으로 열차 객실 내부가 암전된 채 20분 이상 승객들이 갇혀 있으면서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는 승객도 발생했다. 중랑소방서는 해당 승객 1명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나머지 승객 중 일부는 차량에서 내려 선로를 통해 걸어서 이동했다.
노조 파업에 따른 열차 운행 감축으로 이용객 불편과 운송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파업 참가율은 22.1%(1만2994명 중 2870명)로 집계됐다.
열차 운행은 오후 3시 기준 평상시의 77.6% 수준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전철은 83.3%, KTX는 73.8%, 여객열차는 67.4%, 화물열차는 40.9%다. 국토부는 출근 시 수도권 전철은 평소의 90%(1호선 및 수인분당선은 95%), 퇴근 시 85%로 운행할 계획이다. 화물열차는 수출입 화물과 산업 필수품 등 긴급화물 위주로 수송하고, 평시 대비 22% 수준을 유지한다.
신재희 기자, 대전=김성준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