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한동훈, 역사적 책임 다하라”… ‘내란 동조’ 프레임 압박

입력 2024-12-06 00:2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놓고 “대범하게 본인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임을 다하라”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압박했다. 윤 대통령 탄핵안에 당론 반대를 결정한 한 대표의 양심을 자극하고, 여당에 ‘내란 동조’ 프레임까지 씌워 이탈표를 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5일 당 비상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에게 전화도 드리고, 비서실장을 통해 대화도 요청하지만 아무 반응이 없다”고 말을 시작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내란 범죄 집단의 한 편이 되고자 하더라도 그렇게 되지 않게 만드는 게 당대표의 책임”이라며 “대다수가 그 흐름을 따라가는 불행을 시정할 수 없다면, 본인을 포함한 일부라도 국민과 역사에 따라야 하지 않겠나”라고 부연했다. 한 대표가 비상계엄을 “위법·위헌적”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윤 대통령 탄핵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이자 집권여당 대표로서의 책임 의식을 강하게 호소한 것이다.

한 대표를 향한 메시지에는 경고의 의미도 함께 담겼다. 이 대표는 “내란 동조 세력이 되지 말라”며 “지금은 역사적 분기점이고 엄중한 역사의 한 국면이다. 모든 것이 기록되고 모든 것이 회자되고 모든 것이 분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향후 ‘내란 동조·비호 세력’으로 분류될 수 있음을 압박하며 7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 찬성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친위 쿠데타’로 규정해 여당 의원들도 몰아세웠다. 그는 “실질적인 왕정을 꿈꿨던 친위 쿠데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서 입법권·사법권까지 완전히 장악한 절대 군주가 되려고 했던 것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며 “국민의힘은 내란죄라는 엄중한 중대범죄의 공범이 돼서도, 비호 세력이 돼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확신했다. 그는 “그(윤 대통령)는 탄핵당한다. 유일한 문제는 그가 모레, 일주일 후에, 또는 한 달이나 석 달 후에 축출될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내란 청문회’ 카드까지 거론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내란 주모자를 탄핵하고 나서, 진실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내란청문회를 시작해야 한다”며 “국민, 세계와 함께 이 역사를 직시하고 기록하고 증언하고 토론하고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12·3 윤석열 내란사태 특별대책위원회’도 설치하기로 의결했다. 위원장은 김 최고위원이 맡는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