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상화” 밝혔지만… 주요 외교 일정 ‘올스톱’

입력 2024-12-06 00:16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가 외교 문제도 얼어붙게 하고 있다. 신(新)정부가 들어서는 미국,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둔 일본 등과의 주요 외교 일정도 발목이 잡히면서 한국의 전반적 외교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5일 “모든 주한 공관에 계엄령 해제 및 관련 사항을 공유했다”며 “공공안전 질서가 유지되고 있고 경제 기반도 견고하며 안보 상황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교 차질은 현실화하고 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세계신안보포럼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취소하고 비상대기 중이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한국·스페인 전략대화를 미룬 채 전날 귀국했고, 강인선 외교부 2차관도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보류했다.

이날 예정됐던 스웨덴 총리 및 외교·국방장관 방한도 미뤄졌다. 한·카자흐스탄 국방장관 회담도 카자흐스탄 인사들이 입국하지 않아 취소됐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내년 1월 초 방한하는 일정도 논의 중이었지만 성사가 불투명해졌다. 이달 중순으로 잡혔던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의 방한은 이미 취소됐다.

미국과도 삐걱거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도 방한을 취소했다. 미 행정부 교체기에 트럼프 측과 교분을 넓힐 중요한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 국방 당국이 4~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하려던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도 연기됐다. 미국 측은 윤 대통령이 사전 통보 없이 계엄을 선포한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