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IOC 위원 임기 연장 불발… 체육회장 선거 변수 되나

입력 2024-12-06 02:26

이기흥(사진) 대한체육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임기 연장에 실패했다. 체육계 안팎의 부정적 여론에도 3선 도전에 나선 그의 차기 체육회장 선거 출마에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을 모은다.

IOC 집행위원회는 내년 3월 그리스에서 열리는 제144차 총회에 상정할 임기 연장 위원 추천 명단을 확정해 5일(한국시간) 발표했다. 개인 자격 위원 9명, 종목별 국제연맹(IF) 대표 자격 위원 2명 등 11명의 임기 연장 후보가 발표됐으나 이 회장의 이름은 없었다. 이에 1955년생인 이 회장은 내년 12월 31일 임기를 마치게 됐다.

IOC 위원의 정년은 1999년 12월 이전 선출된 경우 80세다. 이후 선출된 위원은 70세다. 이 회장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회장 자격으로 2019년부터 IOC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정년에 도달해도 IOC 총회 투표를 거쳐 최대 5명의 임기를 최대 4년간 연장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이 마련돼 있지만 이 회장은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체육계는 IOC 위원 임기 연장 실패가 몰고 올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회장은 3선에 성공해도 차기 체육회장 임기 동안 IOC 위원 활동을 이어갈 수 없다. 한국 스포츠의 발전과 외교를 위해 IOC 위원의 지위를 지켜야 한다는 연임 명분이 약해진 셈이다. 연임에 실패하면 자동으로 IOC 위원 자격을 잃는다.

이 회장은 현직 IOC 위원이라는 타이틀 덕분에 지난달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연임 심사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었다. 국제기구 임원 활동과 관련한 항목의 점수가 평가에 두루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자리를 내려놓으면 한국인 중에선 지난해 10월 당선된 김재열 국제빙상연맹(IOC) 회장만이 IOC 위원으로 남게 된다.

차기 체육회장 선거에는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등도 나설 예정이다. 이 회장의 3선을 막으려는 야권 후보들의 연대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