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으로 통신망 불안?… ‘스타링크’ 국내 도입 임박

입력 2024-12-06 02:08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선포한 비상계엄이 6시간 만에 빠르게 해제됐지만 통신망에 대한 국민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 우려했던 통신 대란은 없었지만 위기 상황 속에 언제든 통신이 마비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상존한다. 국가 비상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통신망으로 위성통신 서비스인 스타링크가 꼽히는 가운데 이르면 내년 초 국내에도 관련 서비스가 도입될 예정이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스타링크 단말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간이 무선국·우주국·지구국의 무선설비 및 전파탐지용 무선설비 기술 기준’ 일부 개정안의 행정 예고가 이달 말 종료된다. 행정 예고가 종료되면 과기정통부는 스타링크코리아와 미국 스페이스X 본사가 맺은 국경 간 공급 협정에 대해 승인 절차를 개시한다. 이후 법제처 심사 등의 절차까지 완료되면 내년 초부터 국내에서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가 시작된다. 스타링크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 기반 인터넷 서비스다.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에 관한 관심은 계엄 사태 이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직후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의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몇 시간 동안 카페 서비스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고, 뉴스 댓글 창에 새 글을 등록하고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일부 국민들은 계엄 선포에 따라 통신망이 차단됐다고 오해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없었지만 계엄 시 대통령이 통신망 차단을 명령할 법적 근거는 존재한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대통령령에 따라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전기통신업무를 제한할 것을 명할 수 있다. 대통령이 이동통신사에 명령을 내리면 코어망 차단 등을 통해 특정 지역에서 음성 통화, 문자 메시지, 인터넷을 물리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

스타링크가 이런 물리적인 통신망 차단의 대안으로 꼽히는 이유는 지상 기지국 대신 저궤도 위성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칩을 특정 단말기나 안테나에 탑재하면 지상 기지국과 중계기를 거치지 않고,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의 신호를 받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해외 통신망을 이용하면 검열과 차단이 불가능해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러시아에서 스타링크 단말기를 밀반입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