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어린 동생 셋을 남기고 전사한 호국영웅이 74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005년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이 6·25전쟁 당시 ‘양양지구 유격전’에서 전사한 박종익 일병이었다고 5일 밝혔다.
고인은 1929년 12월 경북 봉화군에서 2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나 학업을 포기하고 농사일에 매진했다. 1948년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고인은 홀어머니와 누나, 동생 셋을 책임지는 가장 역할을 했다. 1950년 전쟁이 발발하자 입대해 이틀간의 제식훈련만 받고 곧장 전장에 투입됐다. 같은 해 11월 16일 국군 유격사령부 제5유격대대 소속으로 양양지구 유격전에서 북한군 패잔병을 소탕하는 작전을 수행하던 중 전사했다.
고인의 유해는 19년 전 발굴됐다. 하지만 당시의 유전자 분석 기술 한계 등으로 유족을 찾지 못했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최신 기술을 적용해 유해를 재분석했고 남동생 박종대씨가 고인과 가족 관계임을 지난달 확인했다.
국방부는 경북 봉화군 유가족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진행했다. 남동생 박씨는 “형님 유해에 ‘이제 돌아오셨냐’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소회를 전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