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관람 아닌 체험, 서킷 레이싱을 즐긴다

입력 2024-12-06 03:13
국내에 서킷을 보유한 자동차회사들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서킷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충남 태안군에 조성한 국내 최대 규모 서킷인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차들이 서킷을 달리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모터스포츠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모터스포츠 행사인 ‘현대 N 페스티벌’에도 많은 팬이 몰렸다. 올해 현대차의 레이싱을 관람한 관중은 4만1580명이다. 지난해 596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배가량 늘었다. 마지막으로 경주가 펼쳐진 전남 영암군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는 수많은 관중이 아반떼 N1 컵카 30대의 경쟁을 지켜봤다.

서킷은 모터스포츠 선수들의 전유물 같지만 그렇지 않다. 현대차·BMW·메르세데스 벤츠 등 자동차 회사들이 누구나 서킷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터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면서 프로그램도 다양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충남 태안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서킷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의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한국테크노링 주행시험장(126만㎡·약 38만평)과 지상 2층 1만223㎡(약 3092평) 규모의 건물, 8개의 주행 체험 코스로 구성됐다. 다양한 드라이빙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서킷 길이는 3.4㎞로 16개 코너가 있다.

현대차는 서킷 주행을 체험할 수 있는 초급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3단계로 구분되는 초급자 레벨 주행에 성공하면 ‘N드리프트’ ‘트랙 레벨1·2’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N드리프트는 현대차의 고성능 전기차인 아이오닉5N으로 드리프트 주행처럼 차량 제어 능력을 시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더 높은 수준의 스포츠 드라이빙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올해 운영했다. 강원도 인제의 인제스피디움 서킷에서 ‘트랙 레벨1·2’를 진행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가격은 11만원부터 100만원까지다.

인천 영종도에 있는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드리프트하는 차. BMW 제공

BMW는 최근 아시아 지역 최초이자 독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만든 드라이빙 센터를 재개장 했다. BMW 드라이빙 센터의 서킷은 2개의 다목적·원선회 코스를 비롯해 가속과 제동, 오프로드 등 8개 코스로 구성됐다. 2.6㎞ 길이의 서킷은 직진 구간과 코너링 구간으로 만들어져 긴급 조향이나 제동뿐만 아니라 스포츠 주행을 경험 할 수 있다.

BMW는 다양한 차를 주행해보는 프로그램부터 스포츠 드라이빙을 배우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먼저 ‘테스트 드라이브’는 원하는 차량을 골라 약 30분간 집중적인 서킷 주행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부터 시작한다. 전문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차량의 라인을 따라가면서 서킷 주행을 익히도록 한다. BMW와 미니(MINI)의 모든 라인업을 타볼 수 있다. 프로그램 이용 가격은 차량별로 8만원에서 14만원 선이다.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서킷을 줄지어 가는 차들. BMW 제공

BMW의 고성능 차량 라인업인 M으로 서킷 체험도 가능하다. ‘M 코어’ 프로그램은 오버스티어링, 드리프트, 서킷 주행에 중점을 둔 전반적인 드라이빙 스킬 업 프로그램이다. 4시간 동안 BMW M2, M3, M4 등 M 브랜드의 차량을 운행하며 기초 트레이닝, 8자·관성 드리프트 세션을 체험할 수 있다.

벤츠는 2018년 경기도 용인에 전세계 최초 AMG 브랜딩이 적용된 레이스트랙 ‘AMG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를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4.3㎞ 길이의 트랙과 16개의 코너를 갖고 있다. 5개의 프로그램 중 저녁 6시부터 2시간30분 동안 진행되는 AMG 나이트 서킷 프로그램은 직장인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가격은 10만원으로 야간에 펼쳐져 퇴근 후 서킷에 와 다양한 주행을 경험해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경기 용인 메르세데스 벤츠 ‘AMG 스피드웨이’에서 저녁 서킷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모습. 메르세데스 벤츠 제공

벤츠는 지난 10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특성에 맞는 오프로드 트랙을 개설했다. AMG 스피드웨이 서킷 인근 약 2만6000㎡ 부지에 만들어진 이 트랙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실제 자연 지형을 활용한 상설 오프로드 코스다. SUV 코스와 G클래스 전용 코스로 구분된다. SUV코스는 3개의 각기 다른 노면과 각도의 슬로프에서 오르막·내리막 주행과 바위·모래·자갈 등 다양한 지형에서의 주행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나무 범피, 액슬 트위스트 등 장애물 체험이 가능하다. G클래스 프로그램에는 최대 깊이 80㎝의 물웅덩이를 통과하는 도강 코스도 인기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