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2.5%에서 2.3%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2%에서 2.1%로 하향조정했다. 2분기 ‘역성장’ 쇼크 여파가 3분기까지 지속되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OECD는 4일 발표한 ‘12월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한국의 GDP 성장률 전망을 지난 9월보다 각각 0.2%, 0.1% 포인트 낮춰잡은 후 “수출이 성장을 떠받쳐왔지만 약세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OECD는 매년 5~6월, 11~12월에 세계경제와 주요 20개국(G20)의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2분기 GDP 역성장 이후 수치가 크게 개선되지 않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한국은행도 올해 GDP 성장률 전망을 2.4%에서 2.2%로 하향조정했다. OECD는 “반도체 중심의 글로벌 수요가 지난 몇 분기 동안 성장을 이끌어왔지만 제조업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전망은 국내외 주요 기관이 최근 제시한 것과 유사하거나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내년, 내후년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2%, 2.0%로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1.8%로 예상했다.
OECD는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2.4%에서 2.3%로 0.1% 포인트 내렸다. 내년에는 정부 목표치인 2.0%보다 낮은 1.8%로 예상했다. OECD는 “내년 기준금리가 2.5%까지 낮아지고, 지난해와 올해 세수 부족분이 부분적으로 회복돼 재정건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전망에는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OECD는 다만 빠른 고령화에 대응해 연금개혁 등의 구조개혁과 함께 재정준칙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또 “이민이 노동력 부족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고, 노동시장 개혁으로 일자리 미스매칭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