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금융권도 대책 마련에 숨 가쁜 하루를 보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금융그룹과 은행들은 이날 오전 일제히 비상계엄 관련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KB금융은 이날 오전 8시 양종희 회장 주재로 긴급 임원 회의를 열고 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 전반에 대한 점검과 대응방안을 검토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 거래분석을 통한 유동성 리스크 선제 대응, IT 보안 등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 등을 강조했다. 같은 시각 KB국민은행도 임원들을 소집해 비상계엄 여파에 따른 자본시장 영향과 법률적 유의사항 등을 점검했다.
신한금융은 오전 7시부터 진옥동 회장 주재로 그룹위기 관리위원회를 개최했다. 앞서 자정부터 은행을 시작으로 리테일 소관 6개 그룹사별 자체점검회의도 진행했다. 신한금융은 유동성 공급으로 시장 안정화를 적극 지원하면서 내부통제 강화 등에도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열릴 예정이던 전국부서장회의를 취소했다.
같은 시각 하나금융도 함영주 회장 주재로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금융 리스크 전반에 대한 점검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는 고객·직원 불안 최소화를 위한 안정적인 관리와 IT 보안 유지 점검, 임직원 간 유기적 대응 등의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 주재로 오전 7시 30분 긴급 임원회의를 가졌다. 회의 참석자들은 “시장이 곧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나 업무 점검 및 고객 응대, 유동성 관리와 시장 대응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통제 허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원 소통에 각별히 신경 써 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우리은행도 별도로 임원 회의를 진행하고, 직원들에게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는 당부 메일을 발송했다.
NH농협금융도 이석준 회장과 이석용 행장이 회의를 열고 시장 상황 모니터링과 상황에 따른 추가 조치 검토를 당부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비상시국이므로 내부 통제 부분을 잘 챙겨서 업무에 임하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