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더 바이블] 돋는 해(sunrise)

입력 2024-12-07 03:05

오늘 본문에 ‘해가 떠올라’는 고대 그리스어로 쓰인 신약성서 원전에서 아나톨레(떠오름)를 번역했습니다. 개역개정은 ‘돋는 해’라 번역했습니다. 아나톨레는 텔로스(목적 목표 달성)에 뿌리 둔 텔로(이루게 하다) 앞에 아나(~위에, ~가운데)를 붙인 동사 아나텔로(뜨다, 떠오르게 하다, 생기다)에서 온 명사입니다.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가리키니 동쪽, 새벽을 뜻하기도 합니다. 동방(마 2:1, 이하 새번역) 동(마8:11, 눅 13:29) 동쪽(마 24:27) 돋는 쪽(계 7:2) 등으로 번역됐습니다. 영어 성경은 오늘 본문의 아나톨레를 선라이즈(sunrise·동틀녘, 해돋이)로 번역했습니다. 튀르키예 아나톨리아(소아시아) 반도는 그리스 기준으로 ‘해가 뜨는 쪽’이라는 이름입니다.

“그리고 바로 너는, 얘야, 더없이 높으신 분의 예언자라 불릴 거야. 먼저 나가서 주님 앞에서 그분의 길을 닦을 거니까. 그분의 백성에게 구원의 지식을 알려 줄 거니까. 그들이 죄 용서받아 얻는 구원 말이야. 한결같은 사랑을 베푸시는 우리 하나님의 애타는 마음 때문이지. 그 마음 덕분에 가장 높은 데서 해가 떠올라 우리를 굽어볼 거야. 어둠 속, 곧 죽음의 그늘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어, 우리 발이 평화의 길로 곧장 나아가게 하실 거야.”(눅 1:76~79, 새한글성경)

세례요한의 아버지 사가랴처럼 우리도 떠오르는 해가 비춰줄 빛을 고대합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