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막 개봉한 선물을 갖고 놀고, 식탁엔 케이크와 와인이 대기 중이다. 반려동물들은 즐겁게 뛰놀고, 아버지는 불 옆에서 몸을 녹이고 있다. 산타는 창 너머로 훈훈한 광경을 지켜본다. 풍요로운 크리스마스 장면에 이질적인 모습이 끼어든다. 굶주린 에티오피아 어린이 두 명의 흑백사진이다. 1984년 에티오피아 기근 자선기금 마련을 위한 ‘밴드 에이드’의 싱글 ‘그들은 지금 크리스마스란 걸 알까요’의 표지 앨범이다.
책은 크리스마스의 모든 것을 200여점의 이미지와 함께 담았다.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게 만드는 인물을 비롯해 파블로 피카소 등 화가들의 작품, 팝스타들의 캐럴 앨범도 포함됐다. 남반구의 폭염 속 크리스마스, 일본의 크리스마스 닭고기 문화, 크리스마스 이브에 사과를 먹는 중국의 전통 등 세계 각국의 이색적인 풍경도 담았다. ‘반지의 제왕’을 쓴 톨킨이 직접 만들어 네 자녀에게 보낸 성탄 카드와 1차 세계 대전 당시 크리스마스를 맞아 잠시 총성을 멈춘 군인 모습 등 희귀 자료도 담겨 있다. 세 편의 서문에서는 성탄절의 기원과 성탄 음식, 산타클로스의 변천을 설명한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