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의지 일깨운 캠페인, 전국 교회 확산 운동으로 나가야”

입력 2024-12-05 02:03
선한울타리 봉사자들이 지난 5월 경기도 가평우리마을에서 열린 ‘힐링 캠프’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선한울타리 제공

국민일보가 홀로서기에 고군분투하는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의 비빌 언덕이 되고자 지난해부터 삼성과 공동으로 전개한 기획시리즈 ‘자립준비청년에 희망 디딤돌을’이 유의미한 열매를 맺고 있다.

본보 기획시리즈는 그동안 자립준비청년을 향한 ‘선한 의지’가 있는 교회와 성도들이 실제적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플랫폼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일시적 재정 지원을 넘어 자립준비청년의 심리적 부분을 회복한 멘토링 프로그램에 관한 관심을 촉구했다.

국민일보는 지난해 정부와 교계, 정치권, 민간의 손길을 한데 모은 ‘1기 디딤돌가족’을 발족했다. 디딤돌가족에는 삼성 임직원뿐 아니라 부산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 대구동신교회(문대원 목사), 전북 익산 기쁨의교회(박윤성 목사), 전남 순천 서로사랑하는교회(문재화 목사) 등 4개 교회 성도들을 대상으로 멘토를 선발했다.

올해 출범한 ‘2기 디딤돌가족’에는 기존 교회들(대구동신교회, 수영로교회, 서로사랑하는교회)뿐 아니라 10여년간 지역 보육원 사역을 펼쳐온 전주 바울교회(신현모 목사)가 합류해 지난해보다 심화한 멘토링 사역을 펼쳤다. 자립준비청년의 진정한 자립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교회와 기관, 개인 등을 조명해 보도해 변화된 자립준비청년의 희망찬 사연을 담았다.

교회, 멘토링 잘할 수 있는 공동체

지난해부터 본보 캠페인에 협력하는 선한울타리(최상규 대표)는 2008년 경북 김천 임마누엘영육아원과 사역을 해온 경기도 성남 샘물교회(채경락 목사)가 2014년부터 자립준비청년과 결연해 멘토링 사역을 펼쳐온 단체다. 교계에서 최초로 자립준비청년 사역을 시작한 곳으로 캠페인에 적극 협력하며 멘토 보수교육 등에 참여했다.

최상규 대표는 4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캠페인 관련 “영·호남의 중대형 교회들이 자립준비청년 멘토링에 직접 참여한 성과가 있었다”고 호평했다.

최근 선한울타리 사역을 조명한 보도(국민일보 2024년 11월 7일 12면)가 나간 뒤 최 대표는 10여년 만에 대학 동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최 대표는 “동기생은 불안정한 거처로 고민하는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해 다가구주택 원룸 1개를 무상 임대로 제공하기로 했다”며 “1층 원룸을 완전히 리모델링해 쾌적한 환경으로 자립준비청년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멘토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 영혼을 품고 지속적 관계를 맺는 것이다. 최 대표는 자립준비청년 멘토링을 잘할 수 있는 공동체가 교회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현재 자립준비청년 사역을 하는 NGO는 대부분 기독교 관련 단체다. 서로 잘 협력하며 한 영혼이라도 살려보려고 동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가야 하는 보수교육

2기 디딤돌가족에 참여하는 이준영 바울교회 부목사도 잃어버린 영혼을 가장 잘 섬길 공동체인 교회가 그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다고 봤다. 이 목사는 “삼성과 국민일보, 교회가 연합해 캠페인을 벌인 데에는 이 땅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 관한 관심과 사랑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지난 5개월간 멘티와 연락이 되지 않아 자책하는 일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답장이 없어도 지속적인 연락 끝에 지난 10월 말 연락이 닿은 뒤부터 꾸준히 멘티와 만나 멘토링을 하는 데 보람을 느꼈다.

지속적인 멘토링을 하려면 멘토도 보수 교육이 필요하다. 그는 “멘토링이 잘 안될 때 코치님께 전화해 울먹이며 마음을 털어놓았던 시간이 기억 남는다”며 “이번 시간을 통해 한 영혼의 소중함과 교회 밖 일상의 삶 속에서 이웃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립준비청년 실태 알리는 데 기여

자립준비청년의 실상을 알리고 그간 사용되던 보호종료아동 단어 대신 많은 교회가 자립준비청년이라는 용어를 바르게 인식하도록 도왔다는 평가도 나왔다. 국제구호개발기구 굿피플 박효진 국내사업본부장은 “꾸준한 보도를 통해 당사자에게 다소 낙인감을 줄 수 있는 용어에서 자립준비청년으로 바뀐 용어를 바르게 인식할 수 있었다”며 “국민일보 캠페인이 자립준비청년의 실상을 알리는 데 기여했고 이에 따라 교회들이 많은 관심을 끌게 된 게 분명하다”고 자평했다.

이어 “교회로서도 사역의 하나로 이들의 신앙적 돌봄 체계를 잘 구축한다면 자립준비청년들의 삶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자립준비청년을 특정하기보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 계층이 폭넓게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과 신앙적 멘토링 역할에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1촌 2촌 맺기 운동 확산시켜야

2018년부터 자립준비청년 대상으로 ‘비빌 언덕 프로젝트’ 펼치는 ㈔크로스로드 대표 정성진 목사는 내년에도 지속되는 캠페인 관련해 일 년에 한 번씩 성공적인 사역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 목사는 “자립준비청년에게 지속적인 가족으로 남기 위한 ‘1촌(부모) 및 2촌(형제) 맺기 운동’을 제안한다”며 무엇보다 전국 교회 확산을 위해 교계의 연합 활동을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