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3일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여야 정치인들은 일제히 “잘못된 계엄 선포”라고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여야 의원 190명은 한밤중에 국회 본회의장으로 모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 및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한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국민의힘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과 함께 잘못된 계엄 선포를 반드시 막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후 직접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을 지켜봤다.
곽규택 김상욱 김성원 김용태 김재섭 김형동 박정하 박정훈 서범수 신동욱 신성범 우재준 장동혁 정성국 정연욱 조경태 주진우 한지아 의원 등 여당 의원 18명도 본회의장에 들어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가결표를 던졌다. 상당수 여당 의원들은 국회 출입 통제 등을 이유로 여의도 당사 등에서 대기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즉각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위헌적이고 반국민적인 계엄선포”라고 비난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부터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직후에는 비상계엄 선포 원천 무효를 선언하며 “이 나라가 후퇴를 거듭했지만 이번 불법 위헌 계엄 선포로 인해 더 나쁜 상황으로 추락하는 게 아니라 이제 악순환을 끊고 다시 정상사회로 돌아가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상사의 불법적 위헌적 명령을 따르는 행위조차 공범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국군 장병 여러분 그리고 경찰 여러분은 본연의 자리로 신속하게 복귀하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에도 계엄을 즉각 해제하지 않고 군을 동원한 자와 지시한 자, 군대를 움직인 자 모두 군사반란”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이런 반헌법적 행위는 탄핵 사유가 된다. 그리고 그에 부역하는 사람들은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적었다.
여권 주요 정치인들도 일제히 계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계엄은 철회돼야 한다”며 “시장으로서 시민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은 “지금의 비상계엄선포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비정상적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종선 박장군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