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회사가 신약 개발을?… 고령화 시대에 각광받는 헬스케어

입력 2024-12-04 02:22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대기업들이 헬스케어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HD현대를 비롯해 SK케미칼, 두산 등은 디지털 헬스케어와 바이오 기술, 헬스케어 로봇 등 다방면에서 신사업을 추진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주력으로 미는 조선업과는 전혀 다른 분야인 바이오와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두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급성장했다. 이때 시장 가능성을 엿본 HD현대는 2021년 미래에셋그룹과 함께 10년간 운용되는 34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HD현대는 이 펀드를 통해 바이오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유망 벤처 기업을 육성하는 데 투자하고 있다.

최근에는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의학·약학 연구개발을 중점으로 하는 자회사 ‘에이엠시(AMC)사이언스’를 신규 설립했다. AMC는 서울아산병원(Asan Medical Center)의 앞글자에서 따왔다. 임상 과정에서 서울아산병원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아산병원은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의 아버지인 정몽준 이사장이 이끄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HD현대는 계열사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HD현대의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계열사인 메디플러스솔루션이 교보생명의 기업형 벤처캐피탈인 ‘교보신기술투자조합1호’와 총 8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 계약을 체결했다.


화학사업으로 주로 알려진 SK케미칼도 ‘토탈 헬스케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SK케미칼은 올해 발간한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는 고령화와 함께 만성질환의 증가로 의료비 부담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의약품 접근성을 확대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두산그룹 또한 두산로보틱스를 통해 헬스케어로봇과 협동로봇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가 지난 3월 바디프랜드와 ‘헬스케어로봇과 협동로봇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평가다.

기업들이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독일 데이터 기업 스태티스타 분석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24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8.5%씩 성장해 2029년에는 시장규모가 2580억 달러(361조7934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고령화 시대가 진행될수록 자연스럽게 고혈압·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자들 또한 증가할 것”이라며 “이를 관리하고 식습관 등에서 솔루션을 줄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같은 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