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가 5년간 100억원을 투자해 인도 대학과 함께 배터리·전동화 분야 기술 선도를 위한 공동 연구를 추진한다. 현대차의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로 마련한 재원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현대차·기아는 3일(현지시간) 인도공과대학교(IIT) 3개 대학과 함께 ‘현대 혁신센터’ 공동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도공과대는 1951년 설립된 인도 최고 수준의 공대다. 현재 인도 전역에 23개 캠퍼스가 있다. 이번 연구에는 IIT 델리, IIT 봄베이, IIT 마드라스 등 최상위 3개 대학이 참여한다.
현대차 기아는 인도공과대 3개 대학과 현대 혁신센터를 설립하고, 내년부터 배터리·전동화 관련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한다. 이후 소프트웨어, 수소연료전지 등으로 협력 분야를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지 수요에 기반한 기술 혁신을 가속화해 배터리·전동화 분야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현대차·기아는 IIT 델리 내에 있는 인도 유일의 전기차 연구기관인 CART(자동차 연구 센터)와 협력해 인도의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한국과 인도 양국의 배터리·전동화 분야 전문가들 간 기술 교류회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IIT 내 특강 개설과 한국 방문 연수 프로그램 등 우수 인재 육성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중장기 채용도 적극 추진한다.
성낙섭 현대차·기아 연구개발기획조정실 전무는 “현대차·기아는 인도 학계와의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배터리·전동화 분야의 첨단 기술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가 이번에 산학 협력을 추진하는 배경은 현대자동차 인도법인 IPO를 통해 마련한 자원의 현지 재투자 일환으로 풀이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현대차 인도법인 증시 상장식에서 “협력과 동반성장의 정신에 기반해 현지화에 대한 헌신도 지속하겠다”며 “미래 기술의 선구자가 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이곳 인도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