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뤼터(사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면 미국은 북한·중국·이란의 결속력 강화로 매우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협상을 타결하면 김정은과 러시아 지도자, 시진핑과 이란이 하이파이브를 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유럽만이 아닌 미국에도 안보 위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북한에 미사일 기술을 전수하고 이란에 자금을 지원한 후폭풍이 결국 미국에 닥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한 미사일 기술이 한국과 일본만이 아닌 미국 본토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란은 미사일·드론 기술을 러시아에 지원한 대가로 받은 자금을 헤즈볼라와 하마스에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중국·러시아·이란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이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 상당 부분을 점유하도록 허용하면 시진핑은 대만에 무력을 사용할 때 더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시진핑은 현 상황을 세심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뤼터 사무총장이 지난달 22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 이런 견해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2010년부터 올해 7월까지 14년 가까이 네덜란드 총리를 지낸 뤼터 사무총장은 서유럽 정상으로는 이례적으로 집권 1기 당시 트럼프와 돈독한 관계를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뤼터 사무총장은 “우리가 같은 기조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퇴임까지 50일도 남지 않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인지뢰를 포함한 7억2500만 달러(약 1조원) 상당의 추가 군사 지원을 승인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대통령 사용 권한(PDA) 절차에 입각한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