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차기 대한체육회장 도전을 공식화했다. 유 전 회장은 “선수 25년, 지도자 2년, 국제행정가와 경기단체장으로 8년간의 경험을 녹여 체육으로부터 받았던 사랑을 되갚고, 행복한 체육계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기흥 현 체육회장의 3선 저지를 위한 후보 단일화에 참여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유 전 회장은 3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42대 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국민들의 질타와 비판 속에 체육회의 리더십은 사라지고, 체육을 대변해 목소리를 내고 앞장서야 할 리더들은 뒤에 숨어 눈치를 보고 있다”며 “(체육계의) 모든 걱정과 두려움을 희망과 행복으로 바꿔드리기 위해 체육회장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유 전 회장은 “선수, 지도자, 동호인, 228개 시군구체육회 및 68개 경기단체까지 폭넓은 소통을 통해 투명한 과정을 거쳐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유 전 회장은 은퇴 후 행정가의 길을 걸어왔다. 2016년부터 올해 파리올림픽까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을 맡았고, 2019년 6월부터 탁구협회장을 지내다 지난 9월 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위해 자리를 내려놨다.
1982년생인 유 전 회장은 젊은 감각을 곁들여 체육계 발전을 이끌 인물로 분류된다. 그는 “나이는 제 장점이자 자랑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뛸 수 있다”며 “저는 초 단위로 바뀌는 세상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말했다. 난관에 부딪힐 때는 선배들과 소통해 조언을 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파행 논란이 불거진 2024 파리올림픽 해단식을 계기로 출마를 결심했다. 유 전 회장은 “일방적인 소통 방식이 원인이었다고 본다. 선수와 지도자들을 보기가 부끄럽고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연임으로 기반을 다져놓은 이기흥 회장을 꺾으려면 야권 후보들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는 “필요하다면 단일화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공정한 방법이 선행돼야 한다”며 “제가 후보 중에선 앞서 있다고 생각하기에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전했다.
유 전 회장은 지방체육회·종목단체 자립성 확보를 통한 동반 성장, 선수·지도자 올 케어 시스템 도입, 학교체육 활성화 프로젝트, 생활체육 전문화를 통한 선진 스포츠 인프라 구축, 글로벌 중심 K-스포츠, 생활-전문스포츠 연계 기반 확립 등 6가지 대표 공약을 내걸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