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장애예술인을 위한 전시공간이 생긴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하 장문원)은 서울 중구 한강대로 서울스퀘어 별관 5층에 시각예술 전문전시장 ‘모두미술공간’을 마련해 12일 개관식을 갖고 개관전으로 ‘감각한 차이’(포스터)를 선보인다고 3일 밝혔다. 개관전은 작가이자 미술기획자인 엄정순씨가 예술감독을 맡는다. 엄 예술감독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예술 공동체 ‘우리들의 눈’ 설립자이자 제1회 광주비엔날레 박서보예술상을 받은 바 있다.
전시에는 장애를 단순히 신체 기능 일부의 결여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감수성과 창의성의 원천으로 조명하는 5팀(6명)의 작가가 초대됐다. 회화, 설치, 사운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 등을 선보인다. 시각장애를 독창적 미감으로 풀어낸 박찬별 작가, 감각의 전환을 설치 작품으로 표현한 김령문·백승현 작가, 커뮤니티 기반 창작을 선보이는 강승탁 작가 등이 있다. 일본 도쿄 시부야 지역에서 장애예술과 지역사회를 연결한 라일라 카심 디렉터와 청각장애 무용수의 호흡을 음악으로 표현한 이원우 작곡가의 작업도 주목할 만하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작품도 마련되어 있다. 특히 배리어프리 환경을 기반으로 쉬운 해설과 다중감각 체험을 제공, 장애·비장애를 아우르는 포용적 전시 경험을 선사한다.
엄 예술감독은 “이번 전시는 장애를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창의적 관점을 제시하며, 장애를 가진 작가들의 독창적 세계를 통해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두미술공간은 약 826㎡(250평) 규모로 전시공간과 라운지, 심신안정실 그리고 세미나실, 회의실 등 커뮤니티 공간을 보유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장애인이 자유롭게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전동 휠체어 충전기 등 다양한 접근성 서비스를 제공한다.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