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모든 상황을 소중히

입력 2024-12-04 03:08

세상을 가치 있게 만드는 일은 특별한 사람에게 주어진 특권이 아닙니다. 반응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가치 있게 만들 특권을 갖습니다. 한국 전쟁 때였습니다. 고아들에게 사랑으로 반응하던 목사님이 있었습니다. 밥피어스 목사님입니다. 이 목사님이 한국전쟁의 고아들을 위한 단체를 만들게 되는데, 60년이 지난 뒤 이 단체는 전 세계 민간국제기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구호단체가 됩니다. 우리가 아는 월드비전입니다. 반응이 가치를 만들어 낸 겁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기생 라합이 목숨을 걸고 이스라엘 정탐꾼을 숨겨주는 이야기입니다. 라합은 이 일로 여리고성이 무너질 때 유일하게 구원받을 기회를 얻습니다. 심지어는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를 이어가는 영광을 누리게 됩니다.

라합은 여호수아서뿐만 아니라 야고보서와 히브리서에도 나옵니다. 그런데 성경은 이 라합을 소개할 때 그의 직업이 매춘부였다는 맥락에서 ‘포르네’라는 단어를 씁니다.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아니 왜 이걸 성경에 기록했을까. 그럼 예수님의 증조할머니의 증조할머니의 할머니가 매춘부라는 말이 되는데, 굳이 이걸 성경에 적어서 가십거리를 만들 필요가 있나.’

그런데 말씀을 읽는 내내 묘한 감동과 감사가 생겨났습니다. 라합 같은 사람도 사용하신 것을 성경에 기록한 이유는 우리가 어떤 모습이든 간에 하나님께 쓰임 받을 수 있다는 하나님의 약속이구나. 중요한 건 누구냐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과 일하심 앞에서 어떻게 반응하는 지구나.

오늘 본문을 보면 당시 이스라엘 정탐꾼을 보호한다는 건 굉장한 결단입니다. 라합의 집에 누가 들어갔는지 여리고 왕이 단번에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여리고는 긴장 상태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라합은 이 일을 단행합니다. 그의 눈에는 정탐꾼이 보인 것이 아니라 그들의 하나님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 10절입니다. “이는 너희가 애굽에서 나올 때에 여호와께서 너희 앞에서 홍해 물을 마르게 하신 일과 너희가 요단 저쪽에 있는 아모리 사람의 두 왕 시혼과 옥에게 행한 일 곧 그들을 전멸시킨 일을 우리가 들었음이니라.” ‘홍해를 건너게 하신 분이 하나님이시라면 주님만큼은 오늘 주의 백성을 보호해주시겠지.’ 라합의 마음에는 이 믿음이 있었습니다.

외국 속담엔 ‘낡은 코트 자락 밑에 천사의 날개가 감추어져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추해 보이는 사람 옷자락 속에 천사의 날개가 숨어 있다는 뜻입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도 기회라는 것이 날개를 감춘 채 수없이 지나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 한 주간 이런 마음으로 살아갑시다. 또 이런 기도로 살아갑시다. “하나님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많은 일을 경험하고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오늘 이 자리가 복된 자리가 되게 하시고 오늘 만나는 사람이 우리 인생에서 복된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시고 우리 역시 그들에게 복된 자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님이 주신 하루하루가 우리의 감겼던 눈이 떠지는 날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한 주간 이 마음과 기도로 살아봅시다. 여러분에게 일어나는 만남, 예기치 않았던 만남이 축복이 되고 수없이 많은 만남이 스쳐 가는 만남에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매일매일 감사의 기념비를 세우는 만남을 이어가길 간절히 바랍니다.

전혁 예람워십 목사

◇예람워십은 부산 동래중앙교회 청년들로 구성된 다음세대 찬양사역단체입니다. 전혁 목사는 예람워십 대표로 섬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