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대가 짧은 분량의 영상 콘텐츠인 ‘숏폼’ 과잉 사용에 따른 지적 퇴행을 우려하는 표현 ‘뇌 부패’(brain rot)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3만7000명 넘는 사람이 2주간 참여한 공개 투표와 광범위한 논의를 거쳐 뇌 부패를 올해의 단어로 결정했다”며 “이 단어는 저품질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우려를 나타낼 때 사용되는 표현으로, 지난해 대비 올해 언급량이 2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Z세대(1995~2009년생)와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자)의 커뮤니티에서 주로 언급됐던 뇌 부패가 이제 온라인 콘텐츠 과잉 소비에 대한 사회적 우려 속에서 주류 언론도 사용하는 표현이 됐다”고 설명했다. 뇌 부패는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같은 숏폼에서 영미권 10~20대가 자신이나 또래의 과도한 시청을 우려하며 스스로 비판할 때 사용된다.
캐스퍼 그라스월 옥스퍼드 랭귀지 회장은 “뇌 부패는 인간과 기술에 대한 문화적 대화에서 다루기에 시의적절한 주제”라며 “이 단어가 온라인 콘텐츠의 사용과 창작에 관여하는 Z세대와 알파세대에 의해 사용된다는 사실도 흥미로운 점”이라고 평가했다.
옥스퍼드 사전을 발간하는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매년 올해의 단어를 선정해 발표한다. 지난해의 경우 카리스마에서 파생돼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리즈’(rizz)가 뽑혔다.
옥스퍼드대는 올해 뇌 부패를 포함해 모두 6개의 단어를 후보로 제시했다. 단정하거나 얌전한 외모·행동을 뜻하는 ‘드뮤어’(demure), 실시간 변동 가격제를 의미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 인공지능(AI)으로 조악하게 생성된 창작물을 칭하는 ‘슬롭’(slop)도 올해의 단어 후보에 올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