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과열이 불평등 초래”… 온라인 달군 ‘19년 전 경고’

입력 2024-12-03 03:37

김경원(사진) 세종대 경영경제대학장은 “수십년간 지속된 집값 상승과 빈부격차 심화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경제 체질을 바꿀 수 있는 장기적인 정책을 도입해 청년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학장은 삼성경제연구소(삼성글로벌리서치 전신)에서 일하던 2005년 한 방송사 다큐멘터리 인터뷰에서 부동산 과열로 인한 빈부격차 심화와 근로의욕 저하를 경고했다. 그의 과거 인터뷰 영상은 최근 온라인상에서 공유되며 주목받았다. 19년 전 한국 사회에 앞으로 닥칠 문제를 정확하게 예측했다는 이유에서다. 김 학장은 1991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16년부터 세종대에서 후학을 기르고 있다.

김 학장은 지난 27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 연구실에서 진행한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김대중정부가 급격한 통화팽창 정책을 쓴 것이 지금의 집값 상승과 빈부격차에 대한 근본 원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부동산 가격 폭등을 만든 경제 정책은 선의로 포장돼 반복됐다”고 말했다.

그는 역대 정부가 지방을 살리려고 돈을 쏟아부었지만, 그 돈이 수도권 위주의 부동산 공급 정책 탓에 다시 수도권과 강남에 몰렸다고 진단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의 목표는 집값 안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학장은 “어떤 나라도 규제와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못했다”면서 “통화정책이 부동산 가격을 조정하는 근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금은 집값 변동의 신호를 섣불리 줘선 안 된다. 집값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처럼 불황이 올 수 있다. 반대로 집값이 오르면 지금 같은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학장은 내수 시장을 살리기 위해 기업이 클 수 있는 여건 마련도 주문했다. 그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 기업 할 만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벤처가 나올 수 있는 기업가 정신도 내수 경제가 살아나야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김용현 기자,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