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최고위 연 이재명, 확장재정 필요성 강조

입력 2024-12-03 00:30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전 대구 중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제43차 대구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보수 텃밭’ 대구에서 확장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저성장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지역화폐 확대를 비롯한 재정 투입의 중요성을 부각해 정부 정책 변화까지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대구시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전날에 이은 이틀 연속 대구·경북(TK) 지역 방문이다. 이 대표는 한국은행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1.9%를 언급하며 “정부가 내세운 ‘상저하고’의 최면이 결국 신기루가 되고 말았다. 경제 성장이 멈추고 내수가 침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가계·기업·정부, 경제 3주체 중에서 불황기에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정부 재정 역할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정부의 소극적 재정정책 탓에 지방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모두의 삶이 어렵지만 대구·경북을 포함한 지방의 어려움이 훨씬 더 크고, 수도권 집중화 때문에 지역이 소외되고 있다”며 “지방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결국 정부 정책도 중요하지만 역시 돈이, 재정이 문제 아니겠는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 상황에 대해서도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정부가 4조8000억원의 예비비를 편성했는데 아무 때나 꺼내서 쓰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차라리 이 중 절반을 깎아 ‘나랏빚이라도 갚자’고 해서 2조4000억원을 깎은 게 민주당 예산 삭감의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확장재정’ 발언에 대해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고 역공을 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요즘 민주당을 보면 정책 쪽 하는 말과 이 대표가 하는 말이 서로 많이 엇나가는 것 같다”며 “어느 정도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은 증액 없는 4조1000억원 규모 감액 예산안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해 놓고 이 대표가 적극적 재정정책을 얘기하는 건 모순이라는 것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