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그만, 풀고 자자

입력 2024-12-03 03:03

성경은 “다툼의 시작은 둑에서 물이 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둑에서 물이 새면 어떻게 되는지 우리는 잘 압니다. 방치하면 둑이 무너집니다. 가정도 마찬가집니다. 싸우다 깨진 가정이 많습니다. 다투다 깨진 공동체도 많습니다. 싸우지 말아야 합니다. 싸우지 않는 것이 최선이고, 싸웠다면 서둘러 싸움을 멈추는 것이 차선입니다.

분노와 다툼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마음의 분이 다툼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성경은 “분을 쉽게 내는 자는 다툼을 일으켜도 노하기를 더디 하는 자는 시비를 그치게 하느니라”(잠 15:18)라고 기록합니다. 또 “노하는 자는 다툼을 일으키고 성내는 자는 범죄함이 많으니라”(잠 29:22)라며 “노를 격동하면 다툼이 남이니라”(잠 30:33)고 합니다.

싸우지 않기 위해서는 분노를 조절해야 합니다. 싸움이 일어난 상황이면, 서둘러 분노를 조절해야 합니다. 그래야 싸움이 멈춥니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면 싸움은 계속되고 커집니다. 분노 조절에 대해 성경은 성령의 열매 중에 마지막 열매인 절제라고 말합니다. 분노는 자력으로 조절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조절을 위해 성령이 필요합니다.

성경은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엡 4:26~27)고 조언합니다.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는 말씀을 우리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화해하라는 말씀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싸움이 벌어지는 동안 마귀가 틈타기 쉽기 때문입니다. 별것 아닌 일로 싸웠는데, 그 틈을 마귀가 타고 들어와 심각한 문제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작은 싸움이 시간을 끌면 큰 싸움이 됩니다. 사소한 다툼인데도 시간을 끌면 심각한 다툼이 됩니다. 마귀에게 틈을 줘서 생긴 일입니다. 싸움을 시작하는 순간, 마귀에게 초청장이 갑니다. 최대한 빨리 그 초청장을 거둬들여야 합니다. 화해가 마귀에게 보낸 초청장 취소 버튼입니다.

풀기 위해서는 회개와 용서 카드를 써야 합니다. 싸움에는 항상 내가 잘못한 것과 상대가 잘못한 것이 공존합니다. 물론 일방적으로 한쪽이 잘못한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쌍방과실’입니다. 내가 잘못한 것은 회개하고, 상대가 잘못한 것은 용서해야 풀립니다. 내가 잘못한 것을 하나님께 하면 회개, 사람에게 하면 사과입니다. 싸웠다면, 서둘러 사과해야 합니다. 사과하면 받아주고 용서해야 합니다. 피차 사과하고 서로 용서해야 풀어집니다.

싸움이 생겼을 때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좋습니다. 며칠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성경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해가 지기 전이라고 푸는 시한을 정해줍니다. 해가 지기 전에 풀라는 것은 풀고 자라는 겁니다.

부부간에 사이가 좋을 때 서로 이 약속을 하나 해 놓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싸우지 말자. 만약 싸웠다면, 해지기 전에 풀자. 우리 풀고 자는 걸 기본으로 하자. 풀지 않고는 잠을 자지 않는 걸로 하자. 풀지 않았으면 잠을 자지 말자. 우리 사과하면 받아주고 용서한 것은 재론하지 말자.”

조현삼 목사(서울광염교회)

◇‘감자탕교회’로도 알려져 있는 서울광염교회는 어머니 품속 같은 교회를 지향하는 교회입니다. 자체적으로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사역을 펼치며 끊임없이 구제하고 전도하기에 힘쓰고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가는 공동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