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오 베들레헴 작은 골’ 120장(통120)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창세기 12장 1~3절
말씀 : 성자께서, 그리고 후에 성령께서 성부로부터 보냄 받은 일을 ‘하나님의 선교’라고 합니다. 어제 본문(마 1:1)은 예수님께서 단순히 유대인으로 오셔서 ‘육적 이스라엘’을 편애하는 지역 영이 아니라 만유의 주재로서 만민(영적 이스라엘)을 축복하시는 선교의 하나님이심을 보여줍니다. 이 개념을 오늘 본문과 연결해 더 깊이 묵상해봅니다.
창세기 12장 초두는 선교적 언약으로 잘 알려진 말씀입니다. 아브라함의 부름은 단순히 한 민족의 조상이 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의 부름받음은 죄로 인해 멸망으로 향하던 인류와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선교적 계획에서 비롯됐습니다. 하나님은 열방 구원을 위한 도구로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을 선택하셨습니다.
창세기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언약의 구절들은 축복의 근원을 아브라함의 자손(‘네 씨’ 창 22:18)인 그리스도께 맞춥니다. 그리스도와 연합된 언약 백성, 곧 교회는 그분의 선교적 사명에 동참하는 놀라운 특권을 부여받았습니다. 사도행전 3장 25절에서 “너희는 선지자들의 자손이요 하나님이 너희 조상과 세우신 언약의 자손”이라며 하나님의 선교적 계획이 이스라엘과 교회를 통해 열방으로 확장됨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 된다는 것은 단지 축복을 누리는 것에 머물지 않고 이를 세상으로 흘려보내는 사명에 헌신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구약의 이스라엘이나 신약의 교회가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나 공로가 있어서 선택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브라함은 원래 이방인이었고, 모세는 히브리인의 조상이 ‘방랑하는 아람 사람’(신 26:5)이라 고백했습니다. 히브리인이란 단어 자체도 갈대아 우르(이라크 남부)에서 하란(튀르키예 동남부)을 거쳐 이주한 도래인을 뜻합니다. 바빌로니아 탈무드는 아브라함을 최초의 개종자로 기록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선택이 혈통적 자격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은 하나님의 선교적 계획을 이루기 위해 택함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너는 복이 될지라”(창 12:2)고 하신 말씀은 축복의 통로가 되라는 명령입니다. 이처럼 복음은 배타적으로 누리기 위해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바울은 갈라디아서 3장 8절에서 “모든 이방인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는 아브라함 언약이 복음의 선교적 본질을 드러낸다고 설명하며 이를 자신의 선교적 삶의 중심으로 삼았습니다.
오늘 우리는 복음이 머물지 않고 흘러가는 통로가 돼야 합니다. 하나님의 축복은 열방을 향한 역동적 목적을 담고 있습니다. 성탄절을 앞두고 복 받은 자로서 그 축복을 세상에 흘려보내는 우리의 사명을 다시금 깨닫기를 소망합니다.
기도 : 만민을 구원하기 위해 우리 곁에 다가오신 주님, 우리에게 부어주신 축복이 이웃과 세상에 흘러가는 선교적 삶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기도문
정민영 은퇴 선교사(전 국제위클리프 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