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일정 TK 찾은 이재명… “함정 빠져도 뚜벅뚜벅 길 갈 것”

입력 2024-12-02 00:3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경북도청을 찾아 이철우 지사로부터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성공 개최를 위한 건의사항을 듣고 있다. 경북도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박2일 일정으로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 현장 행보에 나서며 외연 확장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 대표는 골목상권 활성화를 거듭 강조하며 자신의 대표 공약인 지역화폐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대표는 1일 오전 경북 안동의 경북도청을 찾아 국민의힘 소속인 이철우 경북지사와 면담했다. 이 대표는 지역 소멸 위기를 언급하며 “수도권 집중화를 막기 위해서는 소단위 경제가 살 수 있게 해야 한다. 지역화폐를 통해 재정 지출을 늘려주고 지역 골목상권이 순환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지역화폐 도입 반대 이유가 정치적 문제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에 야당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 지사는 또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개최를 위한 예산 확보와 경북 지역 의과대학 설립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에 이 대표는 “APEC 사업의 경우 우리도 현실적으로 공감을 하는 사안”이라면서도 “증액이 필요하면 (정부·여당이) 수정안을 내면 된다”고 답했다. 경북 지역 의대 설립 문제에 대해서는 “공공의료 측면에서 의료사각지대 현실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경북과 전남 등 지역의 의과대학 신설을 잘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후 경북 포항으로 이동해 죽도시장 상인들과 만났다. 이 대표는 시장 연설에서 “상대 입장에서는 이재명을 죽이는 게 제일 편한 길이니 그렇게 하는 것도 자연 현상의 일부가 아니겠나”며 “누군가의 트랩에 걸려 함정에 빠지기도 하겠지만 뚜벅뚜벅 갈 길을 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포항전통시장상인연합회와 만난 자리에서도 “지역화폐는 온누리 상품권보다 효율이 뛰어난데 정부에서 안 하려고 한다”며 “(예산안 확정까지) 짧은 시간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지역화폐 예산에 가장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제가 만들어서 시행해 봤던 여러 정책 중 가장 복합적 효과가 있는 효율적인 정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2일에는 대구를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북 안동이 고향인 이 대표가 TK 지역을 방문하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민생을 챙기는 일에 여야나 영호남 구분이 따로 있겠나”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이석연 전 법제처장 등 보수·중도 원로와 연이어 회동하며 외연 확장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최승욱 이동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