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박2일 일정으로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 현장 행보에 나서며 외연 확장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 대표는 골목상권 활성화를 거듭 강조하며 자신의 대표 공약인 지역화폐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대표는 1일 오전 경북 안동의 경북도청을 찾아 국민의힘 소속인 이철우 경북지사와 면담했다. 이 대표는 지역 소멸 위기를 언급하며 “수도권 집중화를 막기 위해서는 소단위 경제가 살 수 있게 해야 한다. 지역화폐를 통해 재정 지출을 늘려주고 지역 골목상권이 순환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지역화폐 도입 반대 이유가 정치적 문제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에 야당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 지사는 또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개최를 위한 예산 확보와 경북 지역 의과대학 설립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에 이 대표는 “APEC 사업의 경우 우리도 현실적으로 공감을 하는 사안”이라면서도 “증액이 필요하면 (정부·여당이) 수정안을 내면 된다”고 답했다. 경북 지역 의대 설립 문제에 대해서는 “공공의료 측면에서 의료사각지대 현실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경북과 전남 등 지역의 의과대학 신설을 잘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후 경북 포항으로 이동해 죽도시장 상인들과 만났다. 이 대표는 시장 연설에서 “상대 입장에서는 이재명을 죽이는 게 제일 편한 길이니 그렇게 하는 것도 자연 현상의 일부가 아니겠나”며 “누군가의 트랩에 걸려 함정에 빠지기도 하겠지만 뚜벅뚜벅 갈 길을 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포항전통시장상인연합회와 만난 자리에서도 “지역화폐는 온누리 상품권보다 효율이 뛰어난데 정부에서 안 하려고 한다”며 “(예산안 확정까지) 짧은 시간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지역화폐 예산에 가장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제가 만들어서 시행해 봤던 여러 정책 중 가장 복합적 효과가 있는 효율적인 정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2일에는 대구를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북 안동이 고향인 이 대표가 TK 지역을 방문하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민생을 챙기는 일에 여야나 영호남 구분이 따로 있겠나”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이석연 전 법제처장 등 보수·중도 원로와 연이어 회동하며 외연 확장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최승욱 이동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