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해상풍력서 탈탄소 답 찾은 서부발전

입력 2024-12-03 04:07
충남 태안군 권역에 설치 예정인 해상풍력발전 조감도. 한국서부발전 제공

서해안이 한국서부발전의 중장기 에너지 전환 전략에서 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충남 태안군 앞바다를 무대로 한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시작으로 서남해권까지 해상풍력발전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검토 중인 발전 용량만 1360메가와트(㎿)로 원전 1기 설비용량 규모다. 정부의 해상풍력발전 확대 정책에 따라 사업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2일 서부발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설비용량 1만2373메가와트(㎿) 중 해상풍력발전 용량은 60㎿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지분투자 형태라서 지분비율(12.5%)을 반영한 실제 설비용량은 7.5㎿에 그친다. 전체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에서 해상풍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다. 지난해 말 기준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1473㎿였음을 감안하면 해상풍력발전 비중은 0.5% 수준이다.

서부발전은 다만 중장기적으로 해상풍력발전 비중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충남 태안군이 그 시작점으로, 이곳에서 다수의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현재 태안군에서 추진 중인 총 1960㎿ 규모의 5개 사업 중 2개가 서부발전 몫이다. 현대건설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400㎿급 태안 안면 해상풍력발전 사업과 서부발전이 단독으로 추진하는 160㎿급 태안 학암포 해상풍력발전 사업이 이에 해당한다. ㎿당 약 70억원이 소요되는 사업비를 기준으로 각각 약 2조8000억원과 1조12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현재 경제성 검토 등을 위해 해상 계측기 설치를 추진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환경영향평가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서부발전이 보유한 유일한 석탄화력발전소인 태안화력발전은 내년부터 1·2호기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폐쇄된다. 이에 따라 지역 사회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일자리 감소와 지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태안군이 해상풍력발전을 대안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어 사업 과정에서 갈등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부발전은 기존 화력발전소를 위해 구축된 송전망을 재활용할 수 있어 추가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부발전은 400㎿급 서남해 해상풍력발전 및 동급의 전남권 해상풍력발전 사업 계획도 구상 중이다. 추진·구상 중인 4개 사업을 합하면 1360㎿급으로 지난해 기준 전체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에 맞먹는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이 외에도 초기 단계 사업계획이 다수”라며 “정부 정책에 부응해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