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잠재성장률도 1%대 추정?… 구조개혁 성과따라 반등 전망도

입력 2024-12-02 00:46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경제가 저성장 문턱에 들어섰다는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이달 중 잠재성장률 재추정치를 발표한다. 국내 생산능력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이를 나타내는 잠재성장률(현 2.0%)에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저출산·고령화 심화 등 구조적 변화로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경우 저성장이 ‘뉴노멀’이 될 수 있다.


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한은은 현재 한국 경제 잠재성장률을 재추정하고 있으며 이달 중 결과값을 발표할 예정이다. 잠재성장률은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하면서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말한다.

한은은 통상 2~4년 주기로 잠재성장률을 공개해 왔다. 이번에 발표하면 2021년 9월 이후 3년여 만이다. 올해 잠재성장률은 공식적인 수치가 나온 적이 없지만,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해 11월 말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잠정 수치임을 전제로 지난해와 올해 잠재성장률을 2%로 전망했다. 이번 발표에선 2023~2025년 잠재성장률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잠재성장률 재추정에 관심이 쏠리는 건 최근 한은이 내년과 내후년 경제성장률(GDP 성장률)을 1.9%, 1.8%로 제시하면서 한국 경제가 저성장 문턱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은의 새 잠재성장률이 기존 2%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는데,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이 1%대로 하락하면 GDP 성장률도 1%대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기구 전망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은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2001~2005년 한국·G7 GDP갭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5월 한국의 GDP갭(실질GDP-잠재GDP)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생산 수준(실질GDP)이 잠재GDP에 미치지 못한다고 본 것이다. 한국의 GDP갭률(GDP갭/잠재GDP)은 2020년 -2.5%, 2021년 -0.6%, 2022년 -0.3%, 2023년 -1.0%, 2024년 -0.4%, 2025년 -0.3%로 추산됐는데, 한은은 이번 제출 자료에서 잠재성장률 추정 범위를 2021~2022년 기준으로 ‘2% 내외’로만 공개했다.

한은도 구조적 변화가 없다면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구조개혁 등을 통해 반등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말한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길게 본다면 (구조적 문제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건 맞는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지금의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구조개혁 성과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반등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시나리오별 잠재성장률이 이번에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