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 전환 문제로 촉발된 동덕여대 사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캠퍼스 본관 점거 철회를 요구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온라인상에선 시위에 나선 동덕여대 학생들의 신상을 공개하며 비난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1일 동덕여대에 따르면 대학 본부는 지난 29일 총학생회장을 포함한 학생 10여명을 공동재물손괴·공동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 학생 시위대가 캠퍼스 곳곳을 래커 스프레이로 훼손하고, 취업박람회에 참가한 기업들의 기물을 파손해 최대 54억원(대학 추산)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이 책임을 학생들에게 묻겠다는 취지다.
앞서 학교 측은 지난 28일엔 서울북부지법에 공간 점거에 대한 퇴거 단행과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본관 점거를 풀지 않고 있는 총학생회를 겨냥한 것이다. 신청서는 동덕학원이 아닌 김명애 총장 개인 명의로 접수됐다. 대학은 학생들의 본관 점거로 내년도 학사 준비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본다.
총학생회 측도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총학 관계자는 “학교 측의 가처분 신청 이후 법률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총학은 공학 전환 과정이 비민주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에 대해 사과하고, 이 문제를 차기 총학과 논의하겠다고 학교 측이 약속할 경우 본관 점거를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학생들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방안도 요구했다.
갈등은 온라인상으로도 번지고 있다. 남성 중심의 일부 커뮤니티에선 시위가 시작된 지난 11일부터 총학생회장과 시위에 나선 동덕여대 학생들의 신상을 공개하고, 그들의 외모를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반면 동덕여대 시위 지지자들은 학생들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 사람의 이름이나 소속 학교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총학 관계자는 “얼굴이 공개된 일부 학생들이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어 향후 진행될 시위에선 모자와 마스크를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